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생포는 한국 정부의 이라크 파병에 한층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미 14일 청와대 4당 대표회담을 통해 3천명 규모의 독립적인 부대를 이라크에 파병하기로 사실상 합의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라크 파병의 걸림돌이 완전히 제거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후세인 생포가 이라크전을 사실상 종전상태로 유도해가는 효과가 있는 만큼 주가 상승 등 금융시장 안정은 물론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경기회복세가 탄력을 받는 선순환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4일 오후 후세인이 고향인 이라크 북부 티크리트에서 체포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외교통상부는 주 이라크대사관에 경위 파악을 지시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였다. 주 이라크대사관은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로부터 후세인 전 대통령 체포 사실을 1차 확인해 본부에 보고했고 마침 서울시내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포럼 창립총회 환영만찬에 참석중인 윤영관 외교부 장관에게도 이같은 사실이 긴급 전달됐다. 신봉길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13일 자신의 고향인 티크리트에서 미국 당국에 의해 체포됐음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이번 일이 향후 이라크내 모든 테러리즘의 근절과 함께 이라크 국민들의 정치적 안정, 민생회복, 이라크 전후복구 및 재건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며 이라크에 평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후세인 생포가 단기적으로는 후세인을 지지하는 이라크내 저항세력의 테러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구심점을 상실한 테러세력들이 급격히 약화되고 궁극적으로는 이라크 정정이 안정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오무전기 근로자 피격사건으로 급격하게 위축돼가던 이라크 재건사업 참여도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라크 재건사업과 관련해서는 미국 정부가 이미 파병 국가에만 참여권을 주겠다고 선언한 만큼 한국 정부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적지 않은 수혜가 있을 것으로 정부 일각에서도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이 독자적으로 이라크 파병을 결정했다는 점은 전후 재건사업에 대한 우리의 발언권과 입지를 강화할 것이 확실하다. 후세인 생포가 답보상태인 북핵 6자회담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후세인의 체포가 북한 지도부에 상당한 심리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북측의 대응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는 아직 판단이 이르다. 14일까지만 해도 연내 6자회담 개최 불가로 기울었던 것이 사실이고 보면 앞으로 최소한 수일 내지는 한달여의 조정기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게 외교부 주변의 전망이다. 그러나 북한이 후세인 문제를 예의주시해 왔던 만큼 후세인 체포가 6자회담 전망에 그다지 불리하게 작용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예상도 많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