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모르는 PDP·휴대폰·인쇄회로기판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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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요? 주문 물량 대느라 꿈도 못 꾸고 있습니다."
일요일인 14일 오후 경북 구미공단에 있는 LG전자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공장.
요즘 이 생산라인에서는 한밤에도 컨베이어 벨트가 쉼없이 돌아가며 PDP모듈을 쏟아내고 있다.
LG전자 PDP 사업장은 올들어 휴일이 없다.
PDP TV가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납기일을 맞추느라 24시간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PDP 사업부장 김한수 상무는 "3교대로 나눠 쉬는 날도 없이 가동하고 있지만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 9월부터 본격적으로 2라인 가동을 시작했지만 아직도 월 2만대 가량 공급이 달린다"고 말했다.
내수경기 불황과 세계경제 침체로 대부분 기업들의 가동률이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처럼 일부 업종은 쉬는 날도 반납한 채 공장을 풀가동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PDP 휴대폰 PCB(인쇄회로기판) LCD(액정표시장치)공장들이 대표적이다.
LG전자 삼성SDI 등 PDP 메이커는 최근 생산라인을 증설했지만 여전히 국내외에서 밀려드는 주문량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구미사업장 2라인을 당초 계획보다 3개월 앞당겨 가동,생산량을 2배 이상 늘렸지만 매월 20% 이상의 공급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노사합의를 통해 올해 크리스마스와 내년 설 연휴에도 공장을 정상 가동키로 했다.
삼성SDI는 천안 PDP공장을 3조3교대로 24시간 가동 중이다.
9백여명의 공장 직원들은 성탄절인 25일과 내년 1월1일에도 평일과 다름없이 출근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 크리스마스에도 정상 가동키로 했다"며 "지난 9월 추석 때는 5일간의 황금연휴를 반납했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오는 2005년까지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휴대폰 업체들도 카메라폰 등 신형 휴대폰 수요가 폭발하면서 지난 3분기부터 생산라인을 멈추지 않고 돌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처음으로 유럽에 출시한 '폴더형 안테나 카메라폰'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구미 공장을 24시간(3교대) 가동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미국 중국 인도 등으로의 CDMA 휴대폰 수출이 급증하면서 하루 2교대로 서울 가산사업장을 풀가동 중이다.
팬택 세원텔레콤 텔슨전자 등 중견 휴대폰 메이커들도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PCB 업체들도 최근 들어 생산능력이 달려 제품을 대지 못할 정도다.
휴대폰 LCD 산업의 호황으로 관련 부품의 주문이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오산공장과 이수페타시스 대덕전자 심텍 인터플렉스 등 중소업체들은 휴일도 없이 생산라인을 돌리고 있다.
LG필립스LCD 삼성전자 비오이하이디스 등 LCD패널 생산업체도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노트북 컴퓨터에서 TV·휴대폰까지 LCD가 채택되면서 내수와 수출 주문이 폭증하고 있어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 스토리지 사업부는 신규 거래선 확보에 따른 주문 물량 증가로 최근 24시간 가동체제에 들어갔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