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구세군 자선냄비에 구세군 모금을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액을 슬그머니 넣고 사라진 사람이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11일 구세군 대한 본영에 다르면 지난 9일 서울 지하철 시청역에 설치된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함에 50대 초반의 중년 신사가 주머니에서 두차례에 걸쳐 3천7백52만원 상당의 수표와 현금뭉치를 넣고 사라졌다. 구세군 자선냄비 봉사원 김수진씨는 "50대 중년신사가 가져 온 돈뭉치의 반을 넣고 또 반을 넣으려고 하길래 차림새가 너무 남루해 '다시한번 생각해 보시라'고 말렸지만 굳이 두 뭉치를 다 넣고 발걸음을 재촉해 사라졌다"고 말했다. 구세군측은 "1928년 자선냄비 모금을 시작한 이래 75년 동안 이렇게 큰 돈이 들어 오기는 처음"이라며 "경기는 어렵지만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이 추위와 싸우는 자원봉사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세군은 한 번 기부한 금액으로는 지난해 1천만원이 최고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