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를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11일 소환된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상대로 밤샘조사를 벌인 뒤 12일 중 구속영장 청구여부를 결론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대희 중수부장은 이날 "이광재 전 실장에 대해서는 충분히 조사한 뒤 12일 중에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며 "이 전 실장이 귀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지난해 11월 문병욱 썬앤문 회장에게서 대선자금 명목으로 1억원짜리 수표를 받아 민주당 관계자에게 전달한 경위,같은 해 12월 김성래 전 썬앤문 부회장으로부터 5백만원을 수수한 정황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돼 측근비리 특검조사대상에 포함된 썬앤문 자금 95억원 수수설 등에 대해서도 캐묻고 있으나 별다른 단서를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김성래씨의 진술에 따르면 이씨에게 건넨 돈의 성격은 정치자금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와 함께 썬앤문측이 지난 대선 직전 한나라당에 당초 10억원을 제공키로 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에 따르면 문병욱 회장은 당초 홍기훈 넬슨제약 회장을 통해 한나라당에 2억원을 제공키로 했으나 김성래 당시 부회장이 자기 명의로 7억원을 더 내고 싶다고 해 김씨에게 7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김씨가 문씨에게 빌린 7억원은 정치자금으로 전달된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검찰은 또 썬앤문측이 한나라당에 제공키로 했던 10억원 가운데 1억원의 출처에 대해 확인절차를 거치고 있다. 한편 이광재씨는 이날 오전 대검 중수3과가 있는 서울지검 서부지청에 출두하면서 "썬앤문 그룹 문병욱 회장에게서 선거자금을 수표로 받아 민주당 관계자에게 전달한 사실이 있다"며 "그 돈은 1억원 이상을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이 과정에서 영수증 처리가 잘못된 것 같다"며 "잘못이 있으면 책임지겠고 검찰 조사에 진실하게 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그러나 썬앤문으로부터 95억원을 받았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