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세종과학기지 인근 바다에서 보트 전복사고를 당했던 '세종1호' 보트에 탄 대원 5명 가운데 4명이 구조됐다. 먼저 실종됐던 '세종2호' 보트 대원들도 생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8일 해양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0분께(이하 현지시각) 구조된 1호 보트 대원들은 지난 7일 오후 8시40분께 기상 악화로 보트가 전복됐다는 교신을 남긴 후 연락이 두절됐다. 이들은 앞서 귀환할 대원들을 칠레 공군기지에 내려놓고 남극 기지로 출발한 2호 보트가 무선통신 두절로 실종되자 구조하러 가는 길이었다. 이들은 보트가 좌초된 후 중국기지와 칠레기지 사이 아델리 섬 주변으로 상륙해 인공구조물에서 대피하고 있다 러시아 구조대에 의해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칠레기지와 세종기지 사이에는 풍랑이 높고 일기 변화가 심해 각국 대원들이 대피할 수 있는 인공구조물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2호 보트의 실종된 3명은 지난해부터 1년간 기지에서 근무하던 기존 대원들을 칠레 공군기지로 귀환시킨 뒤 기지 근무를 위해 세종기지로 돌아가던 중 사고를 당했다. 이들을 포함, 제17차 월동연구대원 16명은 지난달 25일 남미와 칠레기지를 거쳐 남극 세종과학기지에 도착한 뒤 16차 대원들과 지난 5일까지 합동근무를 했다. 이어 17차 근무자 가운데 남극에서 5회 이상 근무한 강천윤씨(38)와 3번째 근무자인 김홍귀씨(31) 등 모두 6명은 지난 6일 오후 1시10분께 16차 대원 16명과 하계연구원 8명 등 24명을 조디악(고무보트)을 이용, 칠레기지로 수송했다. 귀환작업을 마친 강씨 등은 이날 오후 4시25분께 20분 간격으로 세종기지로 향해 각각 출발했다. 김씨가 운전하던 조디악은 이날 오후 5시25분께 무사히 세종기지로 돌아왔으나 강씨가 운전하던 조디악은 '짙은 안개로 길을 잃어 중국기지로 향한다'는 무전 통신을 한 후 통신이 두절됐다. 이에 따라 김씨는 동료 4명을 태우고 강씨 등 3명이 타고 있는 조디악을 수색하던 중 역시 실종됐다가 구조됐다. 세종기지와 칠레기지는 대략 7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조디악을 이용할 경우 평소 20~40분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남극지역의 강한 돌풍인 블리자드가 불면 해류가 바뀌어 2시간 이상 소요되는 경우도 많다고 해양연구원은 설명했다. 한편 사망이 확인된 연구원 전재규씨(27)의 가족들은 소식이 전해지자 오열했다. 전씨는 강원도 영월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서울대에 진학했다. 현재 서울대학원 지구과학물리시스템 전공 3학기에 재학 중이며 연구원으로 1년 계약을 맺고 지난달 20일 남극 세종과학기지로 출발했다. 조난자 명단 < 사망 > 전재규(27ㆍ연구원) < 실종 > 강천윤(39ㆍ부대장) 최남열(37ㆍ기계설비) 김정한(27ㆍ연구원) < 구조 > 진준(29ㆍ기관정비) 황규현(25ㆍ의무) 정웅식(29ㆍ연구원) 김홍귀(31ㆍ중장비)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