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치러진 러시아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압승함에 따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권력기반이 탄탄해지고 개혁정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두 4백50명을 뽑는 이번 제4대 국가두마(하원) 의원선거 중간개표 결과(개표율 90.6%) 친 푸틴계인 통합러시아당은 다른 당보다 배나 높은 36.8%의 지지를 획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또 크렘린 내 강경파들이 공산당 표 잠식을 위해 지난 9월 급조한 것으로 전해진 조국당도 9%를 얻었다. 이로써 푸틴 대통령은 통합러시아당과 조국당을 포함,친(親)크렘린 세력을 규합할 경우 과반수를 훨씬 넘고 경우에 따라서는 헌법개정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까지도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구소련 붕괴 이후 줄곧 제1야당 자리를 지켜온 공산당은 지난 99년12월 선거 당시(25%)의 절반수준인 12.7%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또한 극우정당인 자유민주당(LDPR)은 이번 선거를 통해 11.8%를 득표,약진에 성공했다. 이번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푸틴 대통령은 내년 3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이처럼 자신감을 얻은 푸틴 대통령은 정부 내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구주류를 정리하고 그 자리에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인맥을 대거 기용,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자신의 개혁드라이브정책에 속도를 내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러 최대석유회사 유코스에 대한 정치탄압을 주장하며 친서방정책을 표방해온 야블로코당과 우파연합(SPS) 등은 비례대표 진출에 필요한 5% 득표에도 실패했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