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소버린펀드'가 등장할 전망이다. 국내외 투신사들은 지배구조 취약으로 인해 주가 등 기업가치가 낮은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 펀드를 준비 중이다. 특히 정부가 사모(私募) 주식투자펀드(private equity fund)를 활성화하기로 함에 따라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우량 기업을 노리는 M&A(기업 인수ㆍ합병) 전용 사모펀드들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소로스펀드나 소버린이 운용하는 펀드 같은 사모펀드들이 등장하면 이들이 주식을 매입한 기업의 주가가 급변동하는 것은 물론 SK㈜ 현대엘리베이터 사태처럼 M&A 문제가 핫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7일 재정경제부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국제금융공사(IFC)는 내년 상반기중 2억5천만달러 규모의 '한국기업지배구조 펀드'를 설립할 예정이다. 도이치투신이 운용할 이 펀드는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기업에 집중 투자, 주주권 행사 등을 통해 가치를 높인 뒤 주식을 되파는 것으로 설계돼 있다. 미래에셋도 소수 특정인의 자금을 모아 지배구조가 취약한 기업의 지분을 매입, 지배구조를 개선시켜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겨냥하는 '지배구조펀드'를 내년 상반기중 내놓을 계획이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6일 열린 경제장관간담회에서 국내 자본이 정부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등 금융회사 주식 매각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미국 뉴브리지캐피털 같은 사모 주식투자펀드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민영화되는 은행 등 금융사 주식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금융 전업 투자회사(뮤추얼펀드)도 허용할 방침이다. 김수언ㆍ장진모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