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중·후반 국산 청바지 '닉스'로 외국 유명 브랜드들을 제압,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패션 디렉터 홍선표 CI인터내셔널 상무(51)가 캐주얼 브랜드 '카파'로 재기했다. 그가 주도하는 카파는 지난 9월 출시 후 불황 속에서도 3개월 만에 매출 1백억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올렸다. CI인터내셔널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이탈리아 본사 베이직넷은 이런 실적을 평가해 디자인·상품구매 센터를 한국에 두는 방안까지 내놓았다. 호주 뉴질랜드 등지의 카파 지사에서는 한국 카파측과 제품기획에 관해 협의하고 싶다는 의사까지 전해왔다. 업계에서는 "홍 상무가 '제2의 윤윤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이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본사 지분을 인수하고 아시아 사업을 넘겨 받았다면 홍 상무는 디자인 감각을 인정받아 비슷한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카파는 1950년대에 출범한 이탈리아 스포츠웨어 브랜드. 72개국에 진출했고 지난해 월드컵 때는 이탈리아 팀의 유니폼을 맡았다. 한국 카파가 본사에서 직수입한 정통 스포츠웨어는 10%를 밑돈다. 대부분 한국에서 디자인한 캐포츠 의류다. CI인터내셔널은 20개 가두매장을 운영하며 매장당 월평균 1억7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카파는 내년 상반기에 30개 매장을 더 열 계획이다. 홍 상무는 카파의 성공 비결에 대해 "정통 스포츠웨어에 뿌리를 두면서 색상과 디자인은 매우 감각적이란 점이 젊은이들에게 인정받는 것 같다"면서 "특히 캐주얼 의류의 디자인 수준에서는 한국이 이미 세계적"이라고 말했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