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파탄으로 일본 정부가 1조엔대의 공적자금을 쏟아 붓게 된 부실 지방은행의 지주회사 주식이 1~6엔의 초저가 수준에서 연일 대량 거래되고 있어 화제다. 일본 정부는 채무초과 상태인 지방은행 랭킹 10위의 아시카가은행을 지난달 29일 파탄처리한데 이어 일시 국유화후 제3자에 매각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이에 따라 아시카가은행의 지주회사인 아시카가FG가 상장 폐지될 가능성에 대비,아시카가FG를 30일 감리 종목으로 편입시켰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고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감리종목에 편입된 후 아시카가FG의 거래량은 주가가 제로 수준에 근접한 상황에서도 오히려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종전 거래량은 하루 1천만주를 크게 밑돌았으나 3일 6억2천만주로 급증했으며 5일은 주당 4~6엔의 가격에 8천만주 이상의 거래가 이뤄졌다. 주가가 한때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는 주당 1엔까지 추락했던 지난 4일에도 거래량은 2억8천7백만주를 대폭 웃돌았다. 아시카가FG의 최근 거래량은 하루 평균 약 10억주가 거래되는 도쿄 증시 1부에서도 단일 종목으로 단연 최고 수준에 달하는 것이다. 증시 관계자들은 상장 폐지 위험을 안고 있는 주식에 투자 열기가 몰리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3자 매각으로 방침이 정해지긴 했지만 은행의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매수 주문이 과열 양상을 빚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시카가FG 주식을 사들이는 개인투자자들이 매각 후의 은행 정상화에 대한 기대 심리와 함께 절세를 염두에 둔 것 같다고 보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