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배터리(2차전지) 보호회로(PCM)업계의 쌍두마차인 파워로직스와 넥스콘테크놀로지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실적호전과 외국인 매수세를 등에 업고 잘 나가던 파워로직스는 4일 코스닥시장에서 3.5% 하락했다. 반면 파워로직스의 그늘에 가려있던 넥스콘테크놀로지는 이날 한때 가격제한폭까지 치솟는 초강세를 보인 끝에 9.8% 급등한 채 마감됐다. 증권업계에서는 파워로직스 주가가 워낙 많이 오른 데다 넥스콘테크놀로지가 성장성 등 미래가치에서는 오히려 파워로직스를 앞선다는 평가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어 앞으로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장성이 관건=파워로직스는 지난 7월 말 등록한 '새내기주'지만 휴대폰 배터리의 폭발을 막아주는 장치인 PCM 시장에서는 이미 절대강자다. 삼성전자가 필요로 하는 PCM 물량의 60% 이상을 공급,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미 외국인 지분율도 34%를 웃돌고 있다. 그러나 최근 수익성과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박주평 동부증권 연구원은 "업체간 경쟁이 심화돼 PCM 단가하락 추세가 오는 2005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라며 "단가하락을 상쇄할 만한 물량증가나 원가절감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파워로직스가 노트북용 스마트 모듈(SM)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양산체제를 갖추는 데는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수익성도 기대치에 못미칠 것"이라며 '보유'의견을 내놨다. 반면 넥스콘테크는 내년부터 스마트 모듈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힘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넥스콘테크는 삼성전자 대신 LG전자 PCM 소요량의 40% 가량을 납품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유일하게 노트북용 스마트 모듈 양산체제를 갖춰 성장성을 높이고 있다. 스마트 모듈은 기존 휴대폰용 PCM의 기본 기능 외에 정보저장 등 다양한 추가 기능을 갖춘 지능형 상품으로 부가가치가 높다. 유상록 대우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넥스콘테크의 노트북용 스마트 모듈 매출액이 올해보다 1백17.9%나 늘어날 것"이라면서 새로 '매수'를 추천했다. ◆실적 및 주가 전망=파워로직스(6월 결산법인)는 올해 매출(9백35억원)과 영업이익(1백77억원)이 작년보다 1백83.5%와 2백37.5%나 늘었다. 주 납품처인 삼성전자의 휴대폰 판매가 급증한 덕분이다. 그러나 내년 매출(1천1백57억원)과 영업이익(2백19억원)은 올해보다 각각 23% 가량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동부증권은 전망했다. 성장성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반대로 넥스콘테크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욱 좋을 것으로 추정됐다. 넥스콘테크는 올해 매출(3백80억원)이 지난해보다 29.3% 줄었지만 영업이익(33억원)은 1백75.0% 늘어났다. 그렇지만 내년에는 매출(4백93억원)과 영업이익(59억원)이 29.8%와 78.7% 증가할 것으로 대우증권은 추정했다. 특히 스마트 모듈 매출이 올해의 1백15억원(70만개)에서 내년에는 2백50억원(2백만개)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PCM과 스마트 모듈의 매출비중이 7대 3 정도지만 내년에는 6대 4 정도로 바뀌고 이후에도 스마트 모듈의 비중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