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근로자들이 심각한 취업난을 겪으면서 '일벌레'로 변신하고 있다. 미 노동부는 3분기(7~9월) 중 노동생산성이 전분기 대비 9.4% 향상돼 1983년 2분기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3일 발표했다. 미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은 0.8% 늘어난 반면 기업의 아웃풋(생산량)이 10% 이상 증가한 결과라는 게 노동부의 설명이다. 노동시간이 늘어난 것은 2000년 1분기 이후 3년6개월만에,아웃풋이 10% 이상 급증한 것은 1980년대 초반 레이건 행정부 이후 처음이다. 노동생산성은 근로자 1인의 시간당 평균생산량. 경제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감량경영으로 근무인원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남은 근로자들이 근무시간 중 한눈 팔지 않고 열심히 일한 덕에 노동생산성이 대폭 신장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영국 BBC방송은 '올해는 미국 근로자들이 20년만에 가장 열심히 일한 한해(US works its hardest in 20 years)'라고 지적했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에 '신경제(물가불안 없는 경기호황)'가 다시 도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생산성이 올라가면 기업의 이익이 늘고 기업은 늘어난 이익을 바탕으로 제품가격을 올리지 않고도 근로자들의 임금을 올려주거나 고용을 확대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린 리저도 "미국의 인플레는 현재 1.8%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노동생산성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지금 같은 물가안정세가 지속되고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3.5%예상)보다 높은 4%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 90년대 IT(정보기술)붐과 같은 신경제가 미국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