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시대 디자인은 상품을 아름답게 만드는 생산의 보조자였지만 이제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경영의 핵심 요소입니다."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03 대한민국 디자인·브랜드 대상' 시상식에서 개인 분야 최고상인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하는 정경원 KAIST 교수의 말이다. 그는 "오디오기기 등을 만드는 뱅앤올룹슨은 미술작품 같은 디자인으로 제품의 고가화에 성공했다"며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서면 굿디자인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이제는 디자인 중심 경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해외에선 한국이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데 디자인 경쟁력이 큰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할 정도"라며 "그동안 정부차원에서 주도해 온 산업디자인진흥정책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제는 디자인 산업의 주체인 기업이 디자인혁신을 주도하고 정부가 뒤에서 미는 구도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는 디자인 전략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인 '에코디자인','사회적으로 책임지는 디자인'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서울대 미대를 나와 미국 시라큐스대와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학에서 석·박사를 마친 디자인 전문가다. 미국 산업디자이너협회(IDSA)와 디자인경영협회(DMI) 고문 등을 거쳐 지난 2년 동안 한국디자인진흥원장을 역임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