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가 전체적으로 어려웠지만 국내 철강업체들은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불황 속에 호황을 구가했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중국경제의 활황에 따른 특수가 있었고 주요 내수 수요처인 건설과 자동차 경기도 상대적으로 양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9월 이후 철강업종 대표주자인 POSCO의 주가흐름은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했다.


올해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내년엔 실적모멘텀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


중국경제가 내년부터 속도 조절에 들어간다는 관측도 나오는 데다 중국 철강업체들이 공격적인 증설에 나설 경우 철강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LG투자증권 이은영 연구원은 "올해와 같은 실적모멘텀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주요 철강업체의 내년 실적은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양호한 실적을 유지해 시장에서의 할인율을 줄여나가는,다시 말해 밸류에이션갭의 축소에 따른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21.7%에 달한 중국의 철강소비 증가율은 내년엔 13%대로 둔화되겠지만 세계경기 회복에 힘입어 미국 등 선진국의 철강수요 증가로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훈 부국증권 연구원은 "내년 국내 건설경기는 주택 건설 감소에도 불구하고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증가로 철강재 소비가 크게 줄지 않을 전망"이라며 "자동차 가전 등도 선진국 경기회복에 따라 수출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여 철강재를 사용하는 내수 수급상황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기인 대우증권 연구원은 "내년엔 주택경기 성장률 둔화로 철근과 H형강 등 봉형강류 생산업체는 실적둔화가 불가피한 반면 열연강판 후판 냉연강판 등의 판재류 메이커들의 실적은 개선될 여지가 크다"며 "올 4분기부터 업황이 반전될 고려아연과 풍산 등 비철금속업체와 냉연강판 업체인 현대하이스코 동부제강 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영 연구원은 내년에 투자유망한 철강업체로 POSCO INI스틸 동국제강 등 3개 종목을 꼽고 있다.


이 연구원은 "2001년 말 1백59%에 달했던 INI스틸의 부채비율은 내년 말엔 89%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되며 영업이익률도 올해 10%를 넘어설 것"이라며 "개선된 실적을 기반으로 자사주 소각을 통한 자본금 축소,배당률 상향 등이 예상돼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매력도가 높다"고 말했다.


동국제강도 조선업의 호황을 기반으로 매출액의 47%를 차지하는 후판의 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돼 실적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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