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A&D(인수후 개발)가 잇따르고 있다. 인수기업이 피인수기업을 상대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증자대금을 받은 다음 이 돈을 인수자금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A&D는 인수기업 입장에서는 인수과정에 신규 자금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고 피인수기업은 인수기업의 주식을 갖게되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등록기업은 장외기업을 인수하면서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수 있는 신사업을 추가할 수 있고 인수되는 장외기업은 이미 등록된 기업의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사실상 우회등록(백도어 리스팅)하는 실익을 갖게 돼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등록기업인 유진데이타가 추진 중인 사이런교육(장외기업) 인수다. 유진데이타는 지난 2일 장마감 후 낸 공시에서 사이런교육을 15억5천만원에 인수키로 했다며 이와 함께 사이런교육 등을 대상으로 인수대금과 똑같은 15억5천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실시한다고 밝혔다. ◆신종 A&D 사례=지난달 말에는 로토토가 네띠앙의 사업부를 유진데이타와 똑같은 방식으로 46억원에 인수키로 결의했었다. 휴먼정보기술 역시 지난달 초 에듀서브와 비슷한 방식의 A&D를 결의했다. 휴먼정보기술은 이달 중순 주총을 열고 사명을 아예 '㈜예스셈교육'으로 바꿀 예정이다. 이 같은 방식의 A&D가 선호되는 것은 무엇보다 자금부담이 따르지 않는 '윈-윈'게임의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앞서의 유진데이타가 추진 중인 거래가 완료되면 두 회사의 주식을 맞교환(스와프)한 것과 비슷한 결과가 생긴다. 다만 한 기업이 다른 기업에 흡수합병된다는 것이 다르다. 직접적인 주식 맞교환은 규정이 까다롭고 시장과 투자자들의 인식이 좋지 않은 데다 나중에 합병이나 물적분할 등 분사과정에서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되기 때문에 이 같은 A&D 방식이 선호되는 것으로 보인다. ◆주가는 차별화=주가에 미치는 효과는 관련 장외기업의 가치에 따라 차별화되고 있다. 3일 유진데이타는 0.56% 내리는 등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양회연 유진데이타 부장은 "사이런교육은 올해 46억원 매출에 4억원 순익이 기대되는 건실한 기업이지만 홍보가 덜됐다"고 말했다. 로토토의 경우도 지난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네띠앙의 부실을 이유로 반짝 상승에 그치고 있다. 황치성 로토토 부장은 "네띠앙을 스포츠나 엔터테인먼트 포털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휴먼정보기술은 주가가 3배 이상 급등했다. 더존디지털 대주주인 김택진씨가 CEO(최고 경영자)라는 점 때문에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에듀서브 김일환 차장은 "주산식 암산교육 프랜차이즈 수가 급증하고 있어 내년에는 매출 1백80억원에 순익 5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 전문가들은 "지난 3월 A&D를 대표하던 리타워텍의 퇴출로 한동안 잠잠했던 A&D가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며 "새로운 수익모델에 목말라 있는 등록기업과 IPO(기업공개)를 꿈꾸는 장외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 [ 용어설명 ] A&D(Acquisition & Development):한 기업을 인수해 사업내용 등을 개발,기업가치를 높인 뒤 높은 가격에 뒤팔아 시세 차익을 남기는 것.단순히 경영권을 인수하는 M&A(Mergers & Acquitions)와는 구분된다. 국내에서는 통상 장외기업이 코스닥등록 업체를 사들여 등록심사없이 우회등록하는 경우를 지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