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심의를 위한 국회 예결특위(위원장이윤수. 李允洙)가 한나라당의 등원 거부로 파행된지 일주일만에 열렸으나 한나라당의 불참으로 `반쪽' 개의에 그치고 말았다. 예결위는 2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고 건(高 建) 총리와 강금실(康錦實) 법무장관 등 국무위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내년 예산안및 기금운용안에 대한 종합정책질의를 실시했다. 회의에는 한나라당 의원 27명 전원이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자민련, 비교섭단체 등 17명의 의원만이 출석했다. 이윤수 위원장은 개의에 앞서 "원래 오늘은 예산안 심사를 마쳐야 하는 날"이라며 "열심히 하다가 시간이 부족해 일정을 넘기는 게 아니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아무리 거창한 정치적 명분도 기본 책무를 다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의미가 없다"며 "국민들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고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민주당 간사인 박병윤(朴炳潤)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한나라당에게 한번만 더 기회를 주자"며 산회를 요청했으나 이 위원장은 "무슨 일이 있어도 예산을 다뤄야 한다"며 회의를 강행했다. 열린우리당 남궁석(南宮晳) 의원도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국회가 할 일은 하면서 싸움도 해야 한다"며 "싸움하는 와중에 정상적인 얘기를 하는 게 오히려 미안한, 그런 분위기가 언제쯤 사라질 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예산안에 대한 정책질의 보다 지역구 현안 챙기기에 관심을 쏟았고, 국무위원들의 좌석 이탈도 잦아 회의는 다소 산만한 분위기속에 진행됐다. 한편 김진표(金振杓) 부총리겸 재경장관은 내년 예산안과 관련, "우리나라 재정이 경기중립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 국제통화기금(IMF)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규모(6조원)의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견해이지만 그 절반만이라도 증액해야 한다고 본다"며 "사회간접자본(SOC)과 농어촌 구조조정 및 소득증대 지원 등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