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한국전통문화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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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한 관광상품으로 연 3백억달러를 벌어들인다.
체코 프라하는 근래 중세유럽의 옛모습을 간직한 도시 곳곳을 영화촬영지로 제공,짭짤한 수입을 올린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카를 기다리는 1시간에 2천만원의 사용료를 받는다고 할 정도다.
문화재는 역사의 흔적으로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뿐만 아니라 이처럼 엄청난 경제적 자산이다.
각국이 개발에 밀려 파괴된 전통 문화유산의 보존과 복원에 힘쓰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전통문화야말로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여는 열쇠라고도 한다.
옛것은 그러나 결코 저절로 지켜지지 않는다.
문화유산 발굴과 보존이 제대로 이뤄지자면 과학적이고 종합적 체계적인 관리 및 지식과 행정능력을 겸비한 문화재전문가 양성이 필수적이다.
단순히 문화재를 보수 정비하는 것 외에 예방적 관리와 디지털시대에 따른 정보화,문화관광 및 문화상품과의 연계를 통한 활용방안 강구 등이 중요함도 물론이다.
한국전통문화학교(총장 이종철)는 바로 이같은 목적,즉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킬 문화재역군 교육을 위해 생긴 곳이다.
2000년 문화재청이 충남 부여 백제역사재현단지에 설립한 이곳의 교훈은 민족자존과 문화창달이다.
4년재 국립대학으로 문화재관리학과 전통조경학과 전통미술공예학과 전통건축학과 문화유적학과 보존과학과 등 6개과(각 20~40명)로 나눠져 있고 전통문화와 학위를 수여한다.
학자보다 문화재 현장에서 일할 장인(마에스트로)을 길러내기 위해 실무와 실기교육에 주력하는 게 특징.
내년초 첫졸업생을 배출하는 이 학교의 목표는 최고의 문화재전문가 양성이다.
그러자면 대학원도 필요하고, 관련종사자나 일반인 재교육을 위한 '전통문화연수원'도 개설돼야한다.
말로는 문화유산 활용을 통한 '문화관광 대국'을 내세우지만 정작 현장에 필요한 전문가나 문화재 해설자같은 도우미는 턱없이 부족한 만큼 두가지 모두 하루가 급하기 때문이다.
"역사는 승자의 것" 또는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고 한다.
우리 문화유산 발굴과 보전,활용을 위한 교육과 지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