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증시를 바라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표정에 경계심이 부쩍 짙어졌다. 외국인들은 공격적 매수활동으로 지난 5월 이후 도쿄 증시의 주가 회복을 선도해 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소극적 자세로 돌아선 양상이 뚜렷해졌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월 제3주(17~21일)의 투자주체별 매매 동향에서 외국인들은 순매도(54억엔)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이 매입보다 매도에 더 치중한 것은 지난 10월의 제4주 이후 4주 만이다. 11월 전체 실적으로 볼 때도 외국인들의 순매수는 약 5천억엔에 머물 것으로 보여 주가 상승이 본격화된 5월 이후 최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는 7월 1조7천억여엔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후 10월에도 약 8천2백억엔에 달했었다. 분석가들은 일본 기업들의 중간 결산(9월) 실적 발표가 모두 끝난 상황에서 장세를 이끌만한 대형 호재가 보이지 않는 데다 12월 연말을 앞두고 있는 점을 지적,외국인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를 중심으로 세계 각지의 테러 위협이 고조되고 미국 증시의 활력이 약해진 것도 도쿄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을 약화시킨 원인이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메릴린치 일본증권의 나카요시 구니히토 애널리스트는 "장기 성탄절 휴가가 낀 12월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적극적 활동을 점치기 어렵다"며 "당분간 관망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도쿄 증시는 지난 11월의 첫 거래가 시작된 4일 닛케이평균주가가 1만8백69.35엔을 기록한 후 19일 9천6백14.6엔까지 밀리는 등 시장 에너지가 약화된 모습이 역력했다. 27일 폐장가는 1만1백.57엔으로 1만엔대를 겨우 유지했으나 대형 지방은행인 아시카가은행의 파탄처리 소식으로 금융주가 급락하는 등 증시 안정 기조가 한 때 크게 흔들리는 양상을 보였다. 시장 불안이 고조되면서 증권사들도 자기매매를 축소,도쿄 증시의 전체 거래량이 7억주대로 후퇴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