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생존키워드는 바로 지식..피터 드러커 '단절의 시대' 국내첫 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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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누구로부터 기업경영이나 조직운영에 관한 조언을 듣고 싶은가?
아마도 염두에 두고 있는 유력한 후보 중 한 사람은 95세의 세계적 석학 피터 드러커일지 모른다.
경영학이 오늘날 실천학문으로서 확고한 위상을 갖도록 만든 주역 중의 한 명인 드러커는 남보다 한발 앞서 미래를 예측해 왔기에 그의 저서들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누구나가 한번쯤은 입에 올렸음직한 유행어 '지식사회''지식경영'이 처음 등장한 것이 바로 역저 '단절의 시대(The Age of Discontinuity)'(피터 드러커 지음,이재규 옮김,한국경제신문,1만6천원)다.
이번에 완역된 이 책은 변화와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적응과 생존의 방법을 일깨워주는 지침서이자 나침반이다.
혹자는 오래된 저작물이라고 해서 낡고 빛바랜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나 몇 차례의 수정,보완을 거쳐 면모를 일신해서인지 책을 펼치는 순간 그것이 기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식'이라는 지극히 짧은 단어야말로 오늘날 우리가 극복해야할 현실이고 또 지향해야할 목표다.
이는 드러커의 통찰력과 혜안이 얼마나 뛰어난 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대목이다.
이제 모든 조직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지식을 활용하는 것뿐이다.
드러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줄 아는 자본가가 그랬던 것처럼 지식사회에서는 지식을 생산적인 곳에 배분할 줄 아는 경영자가 주역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드러커는 "미래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대신 "풍요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라고 되묻는다.
그에 대한 답은 역시 지식일 수밖에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러한 문답을 통해 우리는 "인간을 주어진 여건이나 환경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객체가 아닌 변화의 주체"로 보는 드러커의 생각,"미래는 준비하는 자를 위해 열린다"는 드러커의 능동적 인식의 편린을 엿볼 수 있다.
지식경제와 지식사회가 이미 우리 곁에 와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많은 경영자,정치인들이 아직도 '어제의 사회'인 대량생산의 시대에 살고 있음을 저자는 안타까워하고 있다.
한국독자를 위한 서문에서 드러커는 한국이 짧은 기간에 압축성장을 해 낸 것을 놀라워하고 있지만 최근 우리사회에는 그동안의 양적 성장과정에서 배태된 문제점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 개발경제시대의 유산인 온갖 불합리,부조리와의 단절을 통해 새로운 변신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근면,끈기,신바람과 같은 전통적인 미덕에 지식의 옷을 덧입혀야 한다.
"단절(discontinuiy)은 새로운 기회(opportunity)이자 시작"이라는 말이 갖는 함의는 오늘날 지역갈등,노사분쟁,집단이기주의와 같은 그야말로 단절하지 않으면 안될 과거를 안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나는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만족하는 것은 지식사회의 바람직한 인재상이 아니다.
지식인은 스스로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해 나가는 사람이다.
그렇지 못한 사람은 지식사회에서 아무 쓸모없는 존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책의 교훈이자 드러커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충고다.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