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삼성에 이어 현대자동차 계열사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27일 전격 실시됨에 따라 5대그룹 뿐 아니라 재계 전체가 `압수수색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그동안 비교적 검찰수사에 협조적이었던 기업으로 알려진 삼성에 이어 현대차의계열사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이 실시되자 `10대그룹+α'로 거론됐던 기업중 아직 본격적인 수사를 받지 않은 기업들에게 조만간 검찰이 들이닥칠 것으로 재계는 우려하고 있다. 기업들은 기업들에 대한 압수수색과 함께 총수 및 주요 CEO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조만간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총수 및 CEO 보호와 회사안정 등을 위해 안간힘을쓰고 있다. ◆`압수수색 공포' 확산 = 이번 검찰의 정치자금 수사에서 기업인 조사와 함께압수수색이 일반화되면서 조사대상으로 거론된 그룹들은 계열사 압수수색을 최소한한 차례는 겪어야 하는 `통과의례'로 받아들이고 있다. 검찰이 10대그룹 이상을 조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아직 본격적인 조사를받지않은 그룹들도 압수수색에 대비하고 있다. 각 그룹들은 압수수색 바람이 당분간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언제 어느 기업이 대상이 될 지 몰라 검찰의 수사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압수수색을 당한 기업들은 대부분 조사대상으로 거론되지 않았던기업들이어서 해당 그룹들은 `허를 찔린' 듯한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그룹의 주력 기업이나 핵심 기업은 압수수색을 받지 않아 검찰이 경제적 파장을 의식, 비교적 파급효과가 적은 기업을 신중하게 골라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수사 장기화되나 = 재계는 이미 한차례 홍역을 겪은 SK에 이어 LG, 금호,삼성, 현대차 등의 순서로 주요 그룹 계열사들에 대해 한 차례씩 압수수색을 실시한것은 검찰이 이번에 정치자금 문제를 철저히 파헤치겠다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수사는 주요 혐의가 밝혀질 때까지 확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고있으며 기업 압수수색에 이어 총수, 주요 CEO 소환 조사라는 `제2 라운드'가 예정돼있기 때문에 수사가 단기간에 끝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일부 재계 인사들은 그동안 기업들 압수수색이나 기업인 조사 결과가 검찰입장에서는 특별히 만족스러운 것 같지는 않기 때문에 검찰의 조사강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주요 그룹 계열사에 대한 본격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것은 기업수사를 조속히 마무리짓고 정치자금 수사의 초점을 기업에서 정치권으로 옮기려는전략에서 비롯됐다는 해석도 만만치 않다.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기업 압수수색과 함께 총수 및 CEO 소환계획을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기업 수사를 오래끌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만간 실시될 총수 및 CEO소환조사를 끝으로 기업수사는 마무리 단계로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업들 대책마련 부심 = 기업들은 예기치 않은 부분에 대한 검찰의 `급습'이잇따르자 다시한번 서류나 자료들을 정리하며 문제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또 경비인원들을 보강하는 등 자체보안을 강화하고 있으며 검찰을 자극하거나 빌미를 주는 일이 없도록 말이나 행동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와함께 총수나 CEO소환으로 기업의 주요업무가 일시적으로 마비되는사태를 피하기 위해 인사 등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미리 총수 등의 지침을 받고 있으며 총수나 CEO 등이 검찰에 소환돼 고초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기업 내외의 인맥을 총동원, `총수보호'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기자 s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