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26일 "자유무역협정(FTA)의 최대 수혜자가 재계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으며, 재계 안에서 농촌에 대한 직접 지원을 위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제40회 무역의 날(30일)을 앞두고 서울 무역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FTA에 따른 이익은 국가 전체의 이익이기 때문에 어느 쪽은 이익을 보고 다른 쪽은 손해를 본다는 식으로 편가르기를 해서는 안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가간에 맺은 한.칠레 FTA가 비준도 안된 상태에서 일본이나 싱가포르와FTA를 추진한다고 하면 상대방이 웃을 것"이라며 "식량자급률이 30%가 안되는데 농업 때문에 FTA를 포기할 수 없고 FTA를 안한다고 해서 농업이 보호받을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농업지원 문제와 관련, "(FTA 피해를 줄이기 위해) 농민들과 협의는 할 수는 있지만 경제단체를 비롯한 재계가 큰 돈을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강조했다. 또 한.칠레 FTA에 대해 "가장 민감한 품목인 배, 사과 등을 예외로 하는 등 협상 과정의 노력으로 농업에 대한 영향이 알려진 것보다 크지 않은데도 농업이 당장 파탄나는 것처럼 부풀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FTA를 맺지 않으면 `통상 고아'가 되고 만다"며 "유명한 중국의 저장(浙江)성 영파(寧波) 상인들 사이에는 `불구최호 지구최배(不求最好 只求最配)'란 말이 있는데 이상적인 절대 선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시장원리에 맞는 상대적인 선을 구한다는 뜻으로 우리도 새겨볼만한 말"이라며 FTA 비준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라크 파병문제와 관련해 "어차피 미국이 전후복구 사업의 열쇠를 쥐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원만히 지내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우리도 어느 정도 투자는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에 대해서는 "외신 등을 통해 겉으로 드러난 사실만 알려지면서 국가신용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기 때문에 수사가 가급적 빨리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올해 수출은 작년보다 18% 늘어난 1천920억달러, 무역흑자는 135억달러 가량이 될 것"이라며 "수출증가율은 90년 이후 3번째로 높지만 연간 수출금액이 300억달러 늘어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k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