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은 암살되기 불과 17일 전에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미국 특사간의 비밀회담을 승인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국가안보문서보관소(NSA)가 24일 비밀 해제한 녹음테이프에 따르면 케네디 대통령은 당시 미국의 특사를 아바나에 보내 카스트로 대통령과 비밀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 맥조지 번디 국가안보보좌관과 논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번디 보좌관은 이와 관련, 카스트로가 양국 관계 개선을 모색하기 위해 미국의 유엔 주재 관리인 윌리엄 애트우드와 아바나에서 만나 비밀회담을 갖자고 초청했음을 케네디 대통령에게 설명하는 내용이 테이프에는 담겨져 있다. 이 테이프는 케네디 전 대통령이 이 회담에 대한 미국의 공식 개입을 그럴듯하게 부인할 수 있을 경우 비밀회담을 추진해도 좋다고 승인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피터 콘블루 NSA 분석관은 "이는 케네디 대통령이 적대적인 미-쿠바 관계의 변화를 원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런 구상이 결실을 거두려는 순간에 일어난 그의 암살은 양국간의 끊임없는 반목의 역사에 `만일'이라는 큰 가정으로 남는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