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숙성된 원액을 사용하는 슈퍼프리미엄급 위스키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막강한 자금력과 영업망을 가진 진로발렌타인스가 다음달 새로운 슈퍼프리미엄급 위스키 '임페리얼17'을 출시키로 해 업계간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진로발렌타인스는 다음달 초 '임페리얼17'을 3만2천원대에 내놓기로 했다. 같은 가격대로 슈퍼프리미엄 시장을 휩쓸고 있는 '윈저17'(디아지오코리아)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다. 윈저17은 전체 슈퍼프리미엄 시장의 59.5%를 차지하고 있는 인기 제품이다. 진로발렌타인스는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 브랜드가 아닌 기존 임페리얼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하는 전략을 썼다. 국내 전체 위스키 시장에서 점유율 1위(26%)를 차지하고 있는 임페리얼 브랜드의 공신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또 신제품의 가격을 3만원대로 가져감으로써 기존 최고급 슈퍼프리미엄 위스키인 '발렌타인17'과의 충돌을 피했다. 6만원대(출고가 기준)인 발렌타인17로는 야간업소에서 급증하는 3만원대 슈퍼프리미엄 수요를 잡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한 가격 전략이다. 디아지오코리아의 '윈저17'을 꺾지 않고는 1위에 복귀할 수 없다는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진로발렌타인스의 공세에 대해 디아지오코리아는 "윈저17은 시장에서 확고히 자리잡고 있다"며 "진로발렌타인스가 임페리얼17을 낸다는 것은 의욕적으로 내놓았던 발렌타인 마스터스가 실패했다고 자인하는 꼴"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랜슬럿 리볼브 스카치블루 등 시장점유율이 10% 미만인 제품을 가진 업체들은 임페리얼17이 미칠 파장을 적지 않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슈퍼프리미엄급 위스키가 국내 전체 위스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3.3%에서 2001년 9.9%,2002년 13.5%로 급격히 커졌다. 올해는 10월 말 현재 21.2%를 기록,처음으로 20%대를 넘어섰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