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측근비리 의혹 특검법안 수용여부를 오는 25일 국무회의에서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나흘 앞둔 22일까지도 청와대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할지 알 수 없다"고 입을 다물고 있다. 한 핵심관계자는 "대통령이 최종 결정할 문제이므로 뭐라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통령이 막판까지 치열한 고민을 할 것 같다"고, 다른 관계자는 "현재 특검법 공포와 재의요구 두가지 각각의 경우 고려해야 할 사항을 보고한 수준"이라며 "25일 국무회의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발했다. 노 대통령이 특검법안을 거부할 경우 법무부가 국무회의에 상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의요구안에 대해 대통령이 서명하고 관계 국무위원들이 부서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지난 10일 4당 원내총무와 간담회에서 `검찰사기 및 국가위신'을 거론하면서 고심중이라고 밝힌 데 이어 12일엔 "특검은 검찰수사의 미진함을 보충하는 것"이라며 `시간 조절용 재의요구' 필요성을 언급했고 16일 기자간담회에선 "거부권은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야당측의 `위헌적 발상' 주장을 공박, 거부권행사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러나 이같은 언급들은 이번 특검법안에 국한된 게 아니라, 정치권에 의한 `특검 남용'을 견제하기 위한 분석도 있다. 특히 특검 대상이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이라는 점과 앞으로 대국회 관계 등을 고려할 때 노 대통령이 특검법안을 수용할 가능성을 더 크게 보는 측도 있다. 한 관계자는 "추측건데 대통령 측근비리와 관련한 특검이 아니었다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확률은 80∼90%이나 측근 문제가 갖는 민감성을 고려할 때 거부권 행사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으로선 새해 예산안 처리문제 뿐 아니라 무엇보다 참여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지방분권 3대 특별법안,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등이 국회에 계류된 점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반발 강도를 감안하면, 참여정부의 국정운영 시간표에 큰 차질이 예상되기때문이다. 특검법안의 공포 혹은 재의요구 시한에 대해 25일이냐, 26일이냐는 다툼이 있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학설상 공포시한이 다른데 괜한 오해나 논란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25일 국무회의에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국회를 통과한 법안이 정부에 이송된 날을 `15일 공포 시한'에서 제외하는 민법기준에 따르면 26일이, 이송된 날을 포함하는 국회법 기준에 따르면 25일이 최종 시한이라는 게 청와대측 설명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