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북서부 이스탄불에서 20일 오전(현지시간) 영국시설을 겨냥한 강력한 연쇄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 로저 쇼트 이스탄불 주재 영국총영사를 포함 적어도 26명이 숨지고 약 450명이 부상했다. 이날 테러는 특히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의 핵심 동맹국인 영국을 방문한 시점에 때맞춰 발생했으며, 테러 직후 알-카에다와 터키 지하 이슬람 단체의 소행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미국은 이스탄불 지역에서의 추가테러를 우려, 자국 영사관 건물을 긴급 폐쇄하고 자국민들의 영사관 출입을 금지시키는 등 비상조치를 취했다. 렸다. ▲영국 목표물 노렸다 =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20일 오전 11시 10분(현지시간)께 터키 북서부 이스탄불 중심부 부촌지역인 베요글루구(區)와 르벤트구(區)에서 차량 자폭테러로 보이는 강력한 폭발이 2차례 발생, 최소 26명이 숨지고 450여명이 부상했다. 터키 압둘카디르 아크수 내무장관은 이날 오전 루벤트구에 있는 영국계 HSBC 은행 앞에서 폭발이 있은 지 2분 뒤 베요글루구의 영국 영사관 앞에서 폭발이 발생했다고 확인했다. 테러가 발생한 두 곳 모두 영국 시설이며 이날 테러로 쇼트 총영사를 포함한 영국민들이 다수 희생됐다. 터키 관영 아나톨리아 통신은 터키 내무부 발표를 인용, 이날 폭발로 적어도 26명이 죽고 약 450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으나 중상자가 많고 건물 잔해 속에 희생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여 사망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폭발물을 실은 트럭이 HSBC 앞에 정차한 뒤 곧 폭발했으며 몇 분후 역시 폭탄을 적재한 트럭이 영국 영사관을 들이받으면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하산(36)이라는 목격자는 한 차량이 영사관 정문을 향해 돌진, 폭발했으며 이과정에서 정문을 지키던 경비 경찰 중 적어도 2명이 사망하고 노점상 1명도 숨졌다고 전했다. 목격자 멜리크 수쿠수는 터키 NTV와의 인터뷰에서 "지진이 난 줄 알았다. 건물이 흔들렸고 연기가 치솟았다"고 말했다. 이날 폭발로 영국 영사관 정문쪽의 부속건물 2개 동이 무너졌으며 세계 제2의은행인 HSBC 이스탄불 18층 사옥이 크게 파손됐다. 폭발 현장에는 건물 파편들과 불에 그을린 차량, 훼손된 시신들이 뒤엉켜 처참한 광경이 연출됐으며 구조요원들이 부상자와 시신들을 구급차로 긴급 후송했다. ▲알 카에다. 이슬람 단체 소행 제보 이날 테러 직후 익명의 제보자가 아나톨리아 통신에 전화를 걸어 "이번 공격은` 위대한 동방 돌격대 이슬람전선(IBDA-C)'과 알-카에다의 합작"이라며 "비밀목표물에 대한 공격은 계속된다. 이슬람교도는 혼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1984년 결성된 IBDA-C는 90년대 이스탄불 일대에서 `이슬람 탄압'에 맞선다는 명분으로 술집이나 디스코텍,교회 등을 공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밀 시섹 터키 법무장관은 "지난주 (유대교회당) 테러와 같은 수법으로 파악된다"며 동일 조직에 의한 차량폭탄 테러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도 이번 폭발이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 조직과그 추종자들이 연루된 모든 특징이 있다 "이는 무시무시한 테러가 분명하다 "고 말했다. 그는 "또 영사관 직원 3-4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이들의 소 재파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을 갖고 이스탄불에서의폭탄 공격을 강력해 규탄하면서 테러와의 전쟁에서 물러서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영국 시설에 대한 폭탄 공격을 "사악한 테러단체의 만행"이라고 비난하면서 이로 인해 이라크에서 미.영 연합군 활동이 위축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테러주의자들은 자유와 자유 국가를 증오한다"며 미.영 양국은강력한 연대를 바탕으로 끝까지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폭발은 지난 15일 최소 23명이 숨지고 320여 명이 부상한 이스탄불 유대교 회당 2곳에 대한 자살폭탄테러 이후 불과 닷새 만에, 부시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한 것과 동시에 일어났다. 한편 미국 국무부의 한 관리는 이날 이스탄불 연쇄폭탄테러 직후 추가 테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미영사관 건물을 폐쇄하고 자국민들의 건물출입을 금지한다고발표했다. (이스탄불 AP.AFP=연합뉴스) chaehee@yna.co.kr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