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의 매각이 또 다시 무산됨으로써 한보철강은 부도 이후 2번의 유찰과 2번의 매각무산이라는 진기록을 남긴 채 장기표류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채권단도 대안이 없다며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신디케이트론 차질이 결정타 AK캐피털이 납부했어야 하는 금액은 매각대금 외에 납부지연에 따른 이자,부가세 등 4천8백억원 이상. AK캐피털은 지난달 외자유치로 무산된 6백44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리먼브러더스 등으로부터 9천만달러를 차입,급한 불을 끄는 데 성공했지만 막판에 3천7백20억원 규모의 은행권 신디케이트론이 차질을 빚으면서 결정적인 난관에 봉착했다. 당초 신한 등 6개은행으로부터 3천7백20억원을 조달키로 했으나 7백억원을 대기로 했던 한미은행의 14일 불참 통보가 결정타가 됐다. 담보조건의 불일치가 이유였다. AK캐피털은 18일 한미은행과 긴급협상을 통해 3백억원 규모로 참여키로 결정했으나 나머지 차액의 조정과 조달에 실패,마지막 기회를 날려버렸다. 한때 동국제강에 연합철강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마지막 안간힘을 썼으나 역부족이었다. ◆대안 없는 한보철강 매각 한보철강은 당분간 법정관리체제속에서 경영정상화를 꾀하는 것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한보철강 매각사무국은 "대안이 없다"며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매각사무국은 4번의 매각실패로 사실상 잠재적인 매수자가 없는 상황에서 또 다시 매각 재공고를 낸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이미 협상력을 상실한 만큼 현실적인 성사 가능성도 희박한 상황이다. 다행히 한보철강은 철강경기의 호황으로 올해 3·4분기까지 사상최대인 7천5백억원의 매출과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비록 6조7천억원의 부채가 있긴 하지만 매각대금인 5천억원을 실질적인 부채수준으로 봐야 한다는게 한보측 시각이다. 한편 이날 인수대금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을 취소당한 AK캐피털측은 자본금 확충계획이 완성된 단계였다며 1주일의 시간만 준다며 매각대금을 납입할 수 있다며 법원의 '선처'에 실낱같은 희망을 기대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 < 한보철강 매각일지 > △97년1월:부도 7월:1차 입찰 유찰 △98년 12월:2차 입찰 유찰로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 △2000년3월:네이버스컨소시엄과 본계약 체결 10월:네이버스 컨소시엄 일방적 계약 파기 △2001년11월:AK캐피털 CHB스틸 등 응찰 △2003년2월:AK캐피탈과 본계약 체결 7월,8월:AK캐피탈 매각대금 납입 연기신청 11월18일:AK캐피탈,매각대금 완납 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