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주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뜨겁다. 소비경기가 악화되면서 국내 투자자 관심밖으로 밀려났던 LG홈쇼핑과 CJ홈쇼핑에 대해 외국인은 '구애'의 손길을 잇따라 보내고 있다. 특히 CJ의 경우 최근 지난달 27일 23.8%에 불과했던 외국인 지분율이 18일 31.5%로 높아졌다. 이에 힘입어 주가도 상승세다. CJ는 지난달 23일 올 최저점(4만5백원)을 찍은 후 18일(5만2천5백원) 현재까지 29.6%나 뛰었다. LG홈쇼핑도 지난달 27일 이후 14% 상승했다. 그러나 시장 성장성이 정체되고 후발사업자의 추격으로 경쟁이 심화되는 등 아직까지는 부정적인 요인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또 LG홈쇼핑의 경우 18일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지는 등 앞으로 돌발적인 악재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해 주가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바닥은 지나고 있다"=박진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 하반기가 홈쇼핑업종 경기의 바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경기가 최악의 국면을 지나고 있어 내년부터는 다소 회복양상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박종렬 교보증권 연구위원도 "내년 상반기부터는 홈쇼핑 기업들의 실적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회복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박종렬 연구위원은 "작년 3조4천억원이었던 케이블TV 쇼핑시장이 올해 3조5천억원 규모로 정체된데 이어 내년에도 큰 폭의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우리,농수산 등 후발 3사의 추격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도 LG와 CJ로서는 부담이다. 후발 3사의 시장점유율은 2001년 6%에서 작년 말 26%,올 3분기 말 현재 33%로 높아졌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케이블방송 송출수수료도 올라가 홈쇼핑 업체들의 수익구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박진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사이버 몰의 성장성이 관건=홈쇼핑 업체들의 사업부문은 케이블TV 카탈로그 인터넷쇼핑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이중 케이블TV와 카탈로그는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반면 인터넷 쇼핑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초기 시장인 데다 LG와 CJ 모두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어 전망이 밝은 편이다. 이미 LG는 국내 인터넷 쇼핑시장 부문에서 1위에 올라있고 CJ도 작년말 5위에서 올 3분기말 현재 2위로 뛰어올랐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의 주가는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일단 CJ에 높은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수익률이 높다. LG의 3분기 영업이익률이 0.9%에 그친 반면 CJ는 1.7%에 달하고 있다. 고마진 상품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CJ는 이달 중 중국 진출이 예정돼 있어 단기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