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9일자) 기업 사랑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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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교생들이 시장개방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을 뿐 아니라 경제발전의 주체를 정부라고 응답했다는 전경련 설문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경제에 대한 이해가 턱없이 부족하고 편향되기까지 한 청소년들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나라 장래가 어떠할지는 굳이 이야기할 필요조차 없다.
기업보다는 정부,효율성보다는 형평성, 성장보다는 환경을 더 중시하는 것이 경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라고만은 결코 보기 어렵다.국부(國富)를 창출하는 기업의 역할과 시장 기능을 이해하기 보다는 가치편향적인 측면이 없지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개방을 부정적으로 보는 비율이 70%에 달한 사실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현실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한국경제신문이 올해초 시장경제교육 캠페인을 펼치면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경제가 잘 된다는 의미를 묻는 질문에 국민소득 증대라고 답한 비율은 고작 1%에 불과했다.
청소년들이 경제원리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한채 사회에 진출하면 개인적 차원의 사회적응은 물론 기업경쟁력·국가경쟁력 측면에서도 큰 부담이 된다.
자유무역협정 체결이나 SOC(사회간접자본) 건설 등 국민들의 이해와 지지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합리적 판단보다는 국민정서가 큰 변수로 작용하는 사례가 많은 것도 부실한 경제교육에 큰 원인이 있다고 봐야 한다.
더구나 청소년 신용불량자까지 대거 양산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경제교육은 이만저만 시급한 일이 아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증권투자 기업손익분석 등의 교육까지 받는 선진국 수준은 못되더라도 경제에 대한 기본적 이해는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경제 원리를 이해하게 만드는 일이다.
모든 경제행위는 계약을 통해 이뤄지며 철저하게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
아무런 계획도 없이 무턱대고 지출하면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히고 그에따른 불이익도 크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
기업이 어떻게 운영되며 기업활동이 왜 중요한지도 제대로 알게 해야 한다.
국가경제를 떠받치는 기업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가르치는 것은 선진자본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한국경제의 미래는 청소년들이 어떤 생각을 갖느냐에 따라 좌우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민·관 합동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시장경제교육사업을 종합적·체계적으로 추진하자는 재계의 제안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청소년 경제교육은 기성세대의 책임이자 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