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사이버 공동체 .. 김광호 <포스데이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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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5555@posdata.co.kr
"아무래도 니가 거시기 혀야겄다." "거시기 할 때까지 갑옷을 머시기한다!"
최근 영화 '황산벌'이 전라도 사투리 '거시기'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이면을 살펴보면 백제군과 신라군의 철저한 대립구도가 주 내용으로,우리 근대사에서 오랫동안 반목과 대립 양상을 보여왔던 지역감정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지역감정을 비롯해 연고주의나 학연 지연 혈연 등의 물리적인 연줄이 우리 사회 네트워크에 고질적인 병폐가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던 것이 최근에는 인터넷의 발달로 우리 사회의 네트워크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바로 인터넷이 만들어내는 사이버 공동체다.
인터넷의 각종 커뮤니티와 게시판에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다양한 모임과 활동을 펼치고 있고,인터넷 토론문화 역시 우리 사회에 강력한 아젠다를 만들어내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기존의 아날로그 시대가 폐쇄적인 연줄공동체였다면 디지털시대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자유롭게 뭉치고 흩어지는 개방적 수평적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회사가 포항과 광양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컴퓨터를 잘 쓰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구축한 인터넷 포털 서비스인 '포스타운' 역시 그러하다.
호남의 광양과 영남의 포항을 잇는 거대 사이버시티로 제철단지라는 공통성을 가진 포항·광양의 이용자들이 사이버 반상회,사이버 벼룩시장,동호회 활동 등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영·호남을 하나로 이어주는 사이버 공동체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포스타운'을 통해 우리 사회에 오랜 고질병으로 남아있는 지역감정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가능성도 발견할 수 있었다.
어느 사물,현상에나 동전의 앞뒤처럼 긍정과 부정의 양면을 갖고 있을 수 있다.
사이버 커뮤니티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요소가 더러 있기는 하지만,보다 성숙된 사회로 발전하는데 요긴한 네트워크로 더욱 굳건하게 자리잡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