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칼더,리 본테쿠,아그네스 마틴,다카시 무라카미….지난 12∼13일(한국시간) 뉴욕에서 열린 소더비 크리스티의 현대미술 메이저 경매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작가들이다. 앤디 워홀,드 쿠닝,마크 로드코,게르하르트 리히터 등 인기 작가들이 경매시장을 주도해 왔지만 이번에는 그동안 소외됐던 작가들이 급부상하면서 무려 18명의 작가들이 자신의 최고가를 경신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매수세가 워홀 같은 '블루칩' 작가들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작가들로 이동하는 것 같다"고 분석한다. 경매시장을 참관한 이학준 서울옥션 상무는 "소더비 크리스티의 매출이 작년 이맘때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미술품을 사려는 컬렉터들간의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고 전했다. 소더비 매출은 지난해보다 4백만달러 감소한 7천4백50만달러,크리스티는 7백만달러 줄어든 6천2백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알렉산더 칼더가 1968년 제작한 조각품은 크리스티 경매에서 5백83만달러(수수료 포함)에 낙찰돼 3년전 소더비 경매에서 기록했던 칼더의 최고 판매가를 경신했다. 또 다른 조각가인 리 본테쿠의 '무제'는 45만6천달러에 판매돼 종전 경매 최고가보다 무려 여섯배 이상 올랐다. 평면회화를 주로 그리는 아그네스 마틴의 1966년작 '잎(Leaves)'은 2백50만달러에 거래돼 역시 종전 최고기록을 깼다. 일본 작가들의 부상도 이번 경매의 또 다른 특징이다. 다카시 무라카미,요시토모 나라,스키모토 히로시,미와 야나기 등 일본의 '네오 팝'을 주도하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 10여점이 출품됐는데 다카시의 'Untitled,Gold'는 예정가의 두 배인 62만달러에,10점의 에디션이 있는 요시토모의 '작은 순례자들'은 13만달러에 낙찰됐다. 만화 애니메이션의 이미지를 차용한 이들의 작품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일본 컬렉터들의 '자본'과 서구 화상들의 '기획'이 합쳐 만들어낸 마케팅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더비 크리스티 경매의 최고가는 1천1백20만달러에 판매된 드 쿠닝의 1959년작 'Spike′s Folly 1'이었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