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고영선 사장(사진)을 포함,대한생명 현 경영진의 대폭 교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의 이 같은 움직임은 대생의 현 경영진이 취임한 지 1년이 채 안되는 데다 올 상반기 중 업계 최고 수준의 이익을 내는 등 경영도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대한생명의 일부 경영진이 기존 영업조직과 마찰을 빚는 등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판단,교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시기는 인수 1년을 전후한 12월 중순께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측의 한 관계자는 "외부 영입인사뿐 아니라 한화그룹 출신 임원 중에서도 회사발전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사람들이 교체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업계에선 한화측이 지난 9월 신은철 전 삼성생명 보험영업담당 총괄 사장(56)을 대생의 고문으로 영입한 사실에 관심을 두고 있다. 신 고문은 한화가 대생을 인수한 직후 한때 대생의 CEO(최고경영자) 후보로 거론된 바 있어 이번 경영진 개편때 고영선 사장이 물러나고 신 고문이 후임자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대생이 좀 더 활력있는 회사로 변모하기 위해선 1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뭔가 변화가 필요한 것 같다"며 경영진 개편을 강하게 내비쳤다. 고 사장도 최근 측근에게 다음달 중순쯤 퇴임할 것을 고려 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업계에선 한화그룹이 현 경영진에게 자율권을 주지 않고 지나치게 간섭한 데 따른 내부 갈등의 표출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고 사장의 경우 영업조직 관리 문제 등을 두고 소신을 펴다 한화그룹 고위층과 '불편한 관계'를 빚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또 대생이 올 상반기(4~9월) 중 23개 생보사 가운데 두번째로 많은 5천8백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점을 들어 한화측의 경영진 개편 구상에 또다른 대주주인 정부(예금보험공사)측이 제동을 걸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