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제 선생님이 강의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네" 경기도 고양시 J초등학교 학생들은 요즘 다시 컴퓨터 다루는데 재미를 붙였다. 구닥다리로만 여겨졌던 교육실의 구형PC 40대가 모두 펜티엄3급으로 업그레이드됐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강의하는 모습이 컴퓨터 화면에 나오는 것을 보고는 오래된 PC도 손을 보면 쓸 만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 학교가 갖고 있던 PC의 CPU(중앙처리장치)는 펜티엄프로였다. 펜티엄2보다 성능이 낮은 것으로 CPU의 데이터처리속도가 1백∼2백㎒에 불과했다. 간단한 워드작업은 가능하지만 동영상만 나오면 속도가 느려져 영상 교육용으로 쓸 수가 없었다. 학교측은 부족한 예산 때문에 새 컴퓨터를 사는게 불가능했다. 그래서 업그레이드를 선택했다. 의외로 학생들의 반응이 좋았다. J초등학교가 업그레이드한 것은 CPU와 메모리,그리고 그래픽카드 세가지 뿐이었다. 케이스나 하드드라이브는 그대로 뒀다. CPU를 펜티엄3급인 셀러론 1㎓로 바꾸고,64메가였던 메모리는 2백56메가로,내장형타입이었던 그래픽카드는 32메가짜리 하드타입으로 교체했다. 이렇게 바꾸는 데 드는 비용은 새 PC를 사는데 드는 비용의 절반도 안된다. 새 PC 구입금액의 30%밖에 안되는 돈으로 PC를 업그레이드했다. 경기침체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아 적은 비용으로 PC성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PC를 저렴한 비용으로 업그레이드하거나 같은 사양에서 최적화시키는 PC튜닝을 통해 PC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다. 인터넷과 워드작업만 하는 이용자가 비싼 돈을 들여 고급사양의 PC를 살 필요는 없다. 마찬가지로 업그레이드한다고 너무 높은 사양으로 부품을 바꾸면 과잉 투자가 되고 만다. 이 때문에 자신이 어떤 용도로 PC를 쓰고 있는 지,그 용도에 적합하게 PC사양이 구성됐는지,부족한 사양은 어떤 부분인지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현재 널리 보급돼 있는 데스크톱PC는 펜티엄3급이나 국민PC로 보급된 셀러론 500 또는 600 기종이다. 이 기종들은 웹서핑할 때는 문제가 없지만 멀티미디어나 최신게임을 할 때는 속도가 느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CPU 성능이 4백50∼8백㎒인 이들 컴퓨터를 펜티엄4급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드는 비용은 20만원대이다. 필요에 따라 메인보드를 갈고 5백㎒안팎인 CPU를 펜티엄4 2.4㎓짜리로 바꾸고 메모리를 5백12메가로 올리는 방법도 있다. 용산전자상가에서 조립PC를 사면 50만원 안팎에 셀러론 2㎓짜리를 살 수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업그레이드 비용보다는 비싼 편이다. 운영체제도 윈도98에는 메모리가 1백28메가에 최적화됐고,윈도XP를 구동하려면 메모리가 2백56메가 이상이어야 한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업그레이드 이외에 PC의 활용도를 높이거나 꾸미기 위한 튜닝도 해 볼 만하다. 찌든 때가 묻은 일반 알루미늄케이스를 아크릴 케이스나 투명케이스로 바꾼다든지,CPU에 온도센서를 부착시켜 LCD(액정표시장치)로 정상온도여부를 알려 정상적인 온도가 아니면 쿨링팬을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본체내의 배선을 깔끔하게 튜브에 모아서 정리하거나 하드디스크의 데이터 저장 영역을 구분하고 메모리를 최적화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정보를 삭제하는 것도 튜닝에 속한다. 장주일 마이피시즈(www.mypcis.com) 사장은 "간혹 PC의 성능을 넘어서는 데이터를 처리하다가 PC기능이 손상되고 수명이 단축되는 경우가 있다"며 "업그레이드나 튜닝은 자신의 PC용도와 PC의 사양에 맞게 최적화시켜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