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5555@posdata.co.kr 젊은 시절의 연애편지나 우정어린 낡은 편지들을 백발이 되도록 소중히 간직하는 것은 보낸 이의 진실이 편지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정보기술이 아무리 발달했다 할지라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데는 아직도 편지만한 매개는 없으리라. 1년 전부터 나는 이런 편지를 매주 한 통씩 보내고 있다. 연애편지도 아니요,지인에게 보내는 편지도 아니다. 바로 우리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다. 매주 월요일 오전 만큼은 CEO가 아닌 인생의 선배로서 내가 느끼고,하고 싶었던 말(물론 잔소리도 한다)을 신입사원에서부터 임원에 이르기까지 함께 공유하고 싶어서다. 사실 최고경영자가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때문에 매주 한 번씩 쓰는 이메일 편지가 내 마음에 있는 진심을 직원들에게 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편지를 통해 대구지하철 사고 때나 태풍'매미'가 우리나라를 덮쳤을 때 참담한 심정을 나누기도 했고,세계 최초로 골프 성대결을 펼친애니카 소렌스탐을 보면서 도전에 대한 아름다움을 쓰기도 했다. 명절 때에는 고향에 잘 다녀오라는 안부인사도 나누었다. 때때로 직원들이 보내온 답글을 읽을 때 편지를 쓰는 기쁨과 보람을 어찌 느끼지 않을 것인가. 직원들 역시 어렵고,멀게만 느꼈던 CEO를 가깝고,친근하게 느끼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직원들에게 편지를 쓰는데 걸리는 시간은 30분 남짓이면 된다. 일일이 손으로 써서 봉투에 넣어 보내는,아날로그시대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디지털시대에는 가뿐히 한다. 그러나 편지를 보내는 기쁨,받는 기쁨 만큼은 여전히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준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열고,대화하는 것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소중하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내 마음 있는 그대로의 진심을 스캔해 우리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