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와 안개, 뚝 떨어진 기온이 캘리포니아 산불의 맹위를 한 풀 꺾었다. 전날까지 서울 전체 면적의 5배나 되는 엄청난 땅을 잿더미로 만들었던 산불은밤새 곳곳에 내린 가랑비와 안개, 습기를 머금은 바닷바람의 영향으로 샌 버나디노마운틴 등의 불길이 상당부분 잡혀 7개 현장만 통제불능 상태에 놓이는 등 일단 진정국면으로 돌아섰다. 소방관 1명 등 22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약 75만에이커, 2천612채의 주택 등 3천1백여 구조물을 파괴해 20억달러를 웃도는 재산피해(캘리포니아주 정부 추산)를 낸사상 최악의 산불은 다음 주 초께 거의 진화될 것으로 보인다. 5-15℃ 안팎으로 떨어진 기상변화는 불길이 번지는 속도를 늦춰 거의 탈진에 가까운 상태에 놓였던 소방관들에게 재충전할 기회를 줬으며 빅베어 레이크, 레이크애로우 헤드 등은 눈(雪)이 내릴것이라는 예보까지 나와 한 시름을 덜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미 연방 산림청은 일부 지역에서 시속 80km의 강풍이 일고 있고 곳에 따라 많은 비가 내릴 경우 홍수와 함께 사태가 발생, 작물피해도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샌디에이고의 경우 동북부 산간 시더, 패러다이스 두곳에서 불길이 계속 타오르고 있으나 불길이 잡히고 있다. 특히 최악의 화재현장 시더는 라구나산택 북부 샌타 이사벨 부근 소도시 줄리안지역에서 번지고 있지만 약 65%가 진화됐으며 주민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여전히 대피상태에 놓여있다고 카운티 소방국은 밝혔다. 전날 40%가량 진화됐던 벤투라카운티 시미밸리 불도 이날 오전 현재 60%이상 불길을 잡아 헬기를 이용한 방화수 투하 등 조치를 계속할 경우 금명간 완전 진화될것으로 보인다. 관계당국은 지난 29일현재 주(州) 전역에서 산불로 소실된 면적은 약 96만에이커로 이중 3분의 2가 캘리포니아 남부지역 피해였으며 종전 기록은 1987년 당시 87만3천 에이커였다고 LA 타임스 인터넷판은 전했다. 한편 주민들의 대피를 틈타 일부 약탈꾼들이 화재현장에서 귀중품을 훔쳐 달아나는 등 도난사고가 잇따라 주민들이 무장한 채 잿더미속에서 타다남은 가재도구를챙기고 있는 가운데 샌버나디노카운티 셰리프국은 약탈혐의로 현행범 2명을 포함,모두 4명을 체포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