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태어나고 자라면서 자신과 주위 사이에 하나씩 하나씩 다리를 놓으면서 사람과 사물의 관계를 깊이 다져나가고,그것을 자신의 세계로 삼아 살아갑니다. (중략) 이 다리는 밖으로만이 아니라 안으로도 향하여 나와 내 안의 나 사이에도 끊임없이 놓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고 자아를 확립해 나가게 됩니다." 지난 1998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국제아동도서평의회 IBBY 세계대회.일본 미치코 왕비는 비디오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왕비가 말한 인생에서의 다리는 바로 독서.이 연설은 대회에 참가한 세계 각국의 참가자들을 감동시켰고 그해 11월 일본 국민의 요청에 의해 책으로 출간됐다. '다리를 놓으며-황후의 독서 추억'(작가정신,8천5백원)이라는 제목의 이 책이 한국에서도 출간됐다. 30페이지 안팎의 짧은 분량이지만 왕비의 방대한 독서량과 지성의 편린들을 엿볼 수 있다. 왕비는 어린 시절 자신의 독서 추억을 통해 아동기 독서의 중요성을 잔잔하게 표현하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