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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마하티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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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하티르 모하메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서방세계를 향해 거침없이 독설을 퍼붓는 지도자로 곧잘 거명된다. 미국의 패권주의와 이라크 침공을 공공연히 비난하고,서구인들은 자유무역과 세계화로 세계를 지배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외환위기는 유대인과 조지 소로스 같은 투기꾼들의 농간으로 발생했다"며 IMF의 충고를 묵살하는 강단을 보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마하티르는 서구인들로부터 이단자 독불장군이란 소리를 듣기도 한다. 마하티르 총리는 아시아 단일 경제권을 거론하면서 '아시아의 단결'을 주창하기도 한다. 더 이상 아시아가 서방에 의해 좌지우지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서방국가들을 겨냥,부자국가들에 부유세를 물리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부국에 세금을 물려 그 돈을 빈국의 인프라비용에 쓰자는 발상이다. 가족간의 유대와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아시아적 가치'를 설파하는 일에도 싱가포르의 선임장관 리콴유 못지 않게 열성적이다. 무엇보다도 마하티르는 말레이시아의 경제발전을 이룩한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다. 81년 총리직에 오른 직후 그는 한국과 일본을 배우자는 '동방정책(Look East)'으로 산업화의 기틀을 다졌고,2020년까지 선진국으로 도약하자는 취지의 '비전 2020년 정책'도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한다. 그의 탁월한 수완은 다종족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정치·사회적 안정을 이룬 데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 22년 동안 집권해 온 마하티르(77)가 오늘 퇴임한다는 소식이다. 5번째 총리 연임기록을 세운 그는 아직 임기가 3년이나 남았는데도 "자신의 시대는 끝났다"며 부총리를 후임자로 내정한 뒤 용퇴를 선언한 것이다. 현지 신문들은 마하티르를 '국민의 영웅'이라 치켜세우며 온갖 찬사로 도배를 하고 있다고 한다. 대학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연설을 수록한 '총리의 사상'을 교재로 채택하기도 했다. 가장 아름다운 퇴장은 모든 사람이 가장 아쉬워할 때라고 하는데 이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마하티르의 수범이 시사하는 바 크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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