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부터 위안화 평가절상 및 시장개방 확대란 이중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이 '미국 달래기'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30일 1백여명의 기업총수들로 구성된 대규모 구매사절단을 오는 12월 초 미국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사절단장은 원자바오 부총리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완 지페이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위원장은 "대미 구매사절단이 방미 기간 중 미 기업들과 대규모 상품구매계약을 체결하게 될 것"이라며 구매사절단의 활동이 미·중간 교역불균형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의 대미 구매사절단 파견발표는 위안화 평가절상을 집중 겨냥하고 있는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와 같은 날인 데다 돈 에반스 미 상무장관이 중국의 시장개방 미흡을 강력히 성토한 지 이틀만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구매사절단 파견 방침을 긴급 수립해 발표한 것이라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구매사절단의 미국 상품 구입 규모는 적게는 30억달러에서 많게는 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통상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들은 중국이 보잉여객기와 GE의 제트엔진,기타 자동차부품 등 주로 내구재를 구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대미 구매사절단 파견을 통해 미국의 대중 불만을 획기적으로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구매사절단의 예상구매액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