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평판디스플레이(FPD) TV를 놓고 LCD와 PDP TV가 그간 각자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던 인치대에 경쟁적으로 진입하면서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차세대 디지털TV 부문에서 30인치대 이하는 LCD TV가, 40인치 이상 대형에서는 PDP TV가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정설이 돼왔지만 점차 이같은 '공식'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PDP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때문에 대형화가 주춤했던 LCD가 기술의 발달로 인한 제조원가 하락으로 경쟁력을 가진데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의 7세대 또는 8세대 LCD라인 건설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일본 소니사와 7세대 LCD TV생산라인에 대한 합작사 설립을 발표했다. 7세대((1870㎜ ×2200㎜) LCD 라인은 유리기판 1개에서 40인치 LCD 8장, 42인치및 46인치 LCD 6장을 생산, 37인치 LCD를 6개 뽑아낼 수 있는 6세대(1500㎜×1800㎜)LCD 라인보다 배 이상의 생산성으로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이 라인이 완공되는 오는 2005년초부터는 LCD TV도 본격적인 40인치 이상 시대로 접어든다는 얘기다. 이같은 분위기를 입증하듯, 삼성전자는 내년 초 현재 시판되는 모델로는 세계최대인 46인치 LCD TV를 출시한다. LG필립스LCD도 최근 총 100억달러를 투입, 7 또는 8세대 라인이 들어설 파주 LCD 공장의 양산 일정을 당초 예정보다 6개월이상 앞당긴 2006년 하반기로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와 관련, "LCD TV의 판매증가가 맞물리면서 시장이 활황세인데다 경쟁기업들의 7세대 라인 투자가 빨라져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하고 있어 40인치 이상 LCD TV 시대의 도래가 빨라질 수 있음을 내비쳤다. 현재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대형 디지털TV용 LCD개발에 나서고 있는데 52인치와 54인치에 이어 이달 초에는 LG필립스LCD가 다시 세계 최대의 55인치 디지털 TV용 TFT-LCD를 개발한 바 있다. 일본의 대표적 LCD 업체인 샤프도 내년 상반기에 현재 자사 시판모델중 최대인 40인치 LCD TV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40인치 이상 LCD TV의 폭발적 증가가 예상된다. 이와는 반대로 일부 PDP 업체는 LCD TV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30인치대에서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삼성SDI는 이달 초 세계 최고화질의 HD급 37인치 PDP를 개발, 30인치대에서 LCD TV와의 본격 경쟁을 `선언'했다. PDP는 격벽(영상 구현시 적.녹.청 3색이 섞이지 않게 서로 분리하는 일종의 막)간격이 좁아질수록 전압이 영상 구현을 간섭하는 현상이 심해져 색 번짐과 화면 끊김 등의 문제점이 발생, 40인치 미만으로 화면 크기를 줄이기가 매우 어려웠지만 결국 그 장벽이 무너진 셈이다. 삼성SDI측은 "37인치 제품 개발로 30인치대 디지털 TV 시장에서 PDP가 LCD와 본격 경쟁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42인치 LCD와 PDP의 제조원가는 LCD 업계의 기술개발 등으로 인해 올해 말께 같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전자의 7세대 LCD라인이 2005년 본격 가동될 경우, 제조원가 절감을 통해 40인치 LCD TV 가격이 현재의 3분의1 수준인 300만원대로 내려올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