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 치약 헤어제품 목욕용품 등이 깔끔하게 정돈된 욕실.양치질을 하고 있는 변정수를 친딸 채원이가 변기에 앉아 쳐다본다. 이어 모녀의 일상적인 대화가 오고간다. 채원이가 엄마에게 "엄마,이것(칫솔)도 엄마가 만들었어"라고 천진난만하게 묻는다. '이 좋은 4백50여 생활필수품을 암웨이는 직접 만듭니다'란 카피가 흐른다. 한국암웨이가 회사설립 후 12년 만에 처음 내보낸 CF광고 제1편 내용이다. 변정수는 한국암웨이가 소비자들 사이에 '생활주식회사'로 자리매김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물론 광고를 통해서다. 제2편 '교환 및 환불',제3편 '음식투정'을 통해서도 변정수는 딸과 출연,생활에서 묻어나는 행복함을 진솔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변정수를 선택하기까지 과정이 일단 재미있다. 한국암웨이는 모델 선정에서 세가지 기준을 세웠다. 소비자에게 친근하고 건강한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모델,소비자에게 사실성을 줄 수 있는 소비자인 모델,소비자의 시각을 바꿀 수 있는 진실성있는 모델이 바로 그것. 구체적인 선정작업 과정에서는 우선 가족모델을 활용하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 엄마와 딸을 등장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실성과 진실성을 뚜렷이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원칙 아래 대중인지도가 높은 연예인 중 30대 주부를 골랐다. 그 다음 친딸과 출연이 가능한 연예인을 추려봤다. 후보는 변정수를 비롯 3∼4명으로 압축됐다. 다른 광고 출연여부와 개인 사생활 체크 등 다각적인 탐색작업이 이어졌다. 변정수는 외부 활동에만 전념하는 커리어우먼이란 일반적 이미지와 달리 세심한 면이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자기 집 인테리어도 남에게 맡기지 않고 손수 할 정도로 가정적인 데다 주부로서의 이미지도 친숙하고 편안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교환 및 환불'편은 변정수가 화장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스킨 로션 파우더 립스틱 등 화장품으로 가득한 화장대에서 립스틱을 바르는 변정수를 딸 채원이가 물끄러미 바라본다. 채원이가 엄마에게 먼저 산 립스틱보다 나중에 산 것이 더 예쁘다고 추천한다. 그러자 엄마는 먼저 산 것이 교환이 안될까봐 걱정한다. 이때 '걱정마세요,암웨이는 고객만족을 위해 교환 환불을 책임집니다'란 카피가 흐른다. 제2편은 소비자에게 기업 신뢰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배경음악을 완전히 배제한채 모녀의 대화만으로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듬뿍 불어넣은 것이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