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영일 전 사무총장은 26일 SK비자금 1백억원 수수와 관련,"다급한 재정사정에 이 자금이 떳떳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서도 이를 그대로 돌려보내지 않고 선거자금으로 집행했다"고 밝혔다. 김 전 총장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건에 대한 모든 법적,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당시 (이회창) 후보는 자금의 모금과 집행에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도 밝혀둔다"고 덧붙였다. 그는 SK비자금 수수의 실체를 알게 된 시점에 대해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검찰에서 밝히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김 전 사무총장은 "최돈웅 의원이 자신은 '단순 전달자'라고 말했는데 당의 지시가 있었나"라는 질문에 대해 "당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불법자금 모금을 지시할 수 있겠는가"라고 일축했다. SK로부터 받은 돈의 사용처와 관련,김 전 사무총장은 "자금집행에 대해선 사무총장에 책임이 있다"면서 "나는 방대한 선거기구에서 요청이 오면 우선 순위를 정해 배분하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