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은 내년 대선을 앞둔 정치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미국 유태인협회(jewish congress)의 잭 로즌 회장(56)은 25일 "조지 부시 대통령이 위안화 평가절상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베이징대 강연에 앞서 기자와 만난 그는 "중국은 구조조정과 은행 부실채권 처리 등의 문제로 당장 위안화 평가절상에 나서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미 예산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로즌 회장은 미국 및 유럽의 부동산 화장품 텔레콤 레저 등의 다양한 부문에 거액을 투자한 큰 손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경제를 '준 시장경제(quasi-market economy)'로 정의한 그는 "시장이 크고 정부 개입이 적은 미국에서 중국으로 투자처를 옮기는 것은 더 큰 수익을 기대하는 모험가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깨지는 파국으로 치닫더라도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미국이 북한을 압박할 수단은 많다는 게 그가 설명하는 이유다. 로즌 회장은 "미국에서는 9?11테러 이후 대량 살상무기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북한핵 폐기는 충분히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92년 당시 빌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게 개인비행기를 빌려주며 유세를 돕는 등 클린턴 전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는 5년 전 한번 갔다는 그는 "서울을 전형적인 아시아의 도시로 기억한다"며 "요즘 한국경제가 어렵다지만 교육받은 인재가 많고 잠재시장이 크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 로즌 회장은 "테러와의 전쟁 덕에 부시의 인기가 여전히 높다"며 부시 대통령이 내년에 재선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과격 이슬람 세력이 대량살상무기를 구해서 사우디 유전을 탈취하면 세계 경제도 위험에 처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