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물이 증시 수급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23일 증시에서 2천6백억원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며 증시 급락을 주도했지만 아직도 3천억∼4천억원 규모의 추가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날 프로그램 매물은 2천6백52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는 5백5억원의 순매수를 보였지만 선물과 직접 연계돼 있는 차익거래가 물경 3천1백57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전날 뉴욕증시의 하락에 이어 이날 나스닥선물과 일본 등 아시아 증시가 급락세를 나타내자 선물 베이시스(선물가격에서 KOSPI200을 뺀 값)가 급격히 악화된 결과다. 이날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는 여전히 1조원 이상 남아 있어 추가 매물 부담이 상존하고 있다. 배동일 대우증권 연구원은 "전날 평균 0.54포인트 수준이었던 베이시스가 이날 0.35포인트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대규모의 프로그램 차익거래 청산 물량이 쏟아졌다"며 "현 수준과 같은 베이시스 상황에서도 3천억원 가량의 프로그램 매물이 더 나올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영 서울증권 연구원은 "이날보다 베이시스가 조금 더 나빠지게 되면 4천억원 가량의 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배 연구원은 "특히 이날 주가 급락으로 콜옵션 가격의 저평가가 나타남에 따라 차익거래자들이 추가수익을 위해 기존 매수차익잔고의 주식매수분을 합성선물 매수포지션(콜옵션매수+풋옵션매도=선물매수 효과)으로 갈아끼울 여지가 생겼다"며 "이에따른 프로그램 매물 가능성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