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생산성-'도요타에서' 배운다] (7) '가카미가하라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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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정개혁 선도 '가카미가하라市' ]
가카미가하라(各務原)시는 전형적인 공업도시다.
기계 공업의 꽃인 자동차, 항공 관련 기업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인구는 24만명에 불과하지만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비행장이 있을 정도로 일찍 개발된 도시다.
2차대전 때부터 비행기를 제작해 온 가와사키중공업 공장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다른 공업도시들처럼 분위기가 딱딱하지 않다.
이 곳 시민들은 "시청 직원들은 찾아오는 민원인들을 언제나 따뜻하게 맞아주기 때문에 시청에 들어서면 편안함이 느껴진다."고 입을 모았다.
◆ 관청의 경쟁력은 친절
가카미가하라 시청 1층 종합안내 부스에는 '로비 어시스턴트'가 설치돼 있다.
시청에 볼일이 있는 시민들은 우선 여기서 1차 안내를 받는다.
서류도 간단한 것은 이곳에서 작성한다.
기본적인 절차가 끝나면 관련 창구로 안내한다.
시민들로서는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헤맬 필요가 없다.
가카미가하라 시 당국은 시민의 입장에 서서 대민(對民)서비스 체계를 재조정했다.
실례로 시영주택 개발허가를 받을 경우를 보자.
로비 어시스턴트에 들르면 2층 건축지도과로 안내해 준다.
다음은 심사계로 가라는 팻말을 따라가면 된다.
각 부서마다 분야별 단계별 안내판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팻말만 따라가면 한치의 오차도 없이 담당공무원을 만나 필요한 절차를 마칠 수 있다.
의료보험과 시민과 국민연금과 자산세과 등 대민 접촉이 많은 부서는 창구 설계부터 다시 했다.
민원인들이 테이블에 앉아서 관련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창구높이를 낮추었다.
주부 민원인들을 위해 입구에 하얀 시트커버를 한 유아용 침대를 배치했다.
이 침대는 담당자가 시간마다 청결상태를 확인한다고 한다.
"대민 서비스는 친절하다고 해서 다되는게 아닙니다. 시민 편의를 위한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우리 시는 지난 2년 동안 시청을 찾는 시민들이 쾌적한 분위기에서 민원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서비스 체계를 완전히 바꿨습니다."(기획재정부 기획정책과 아다치 마사노리 주간)
◆ 낭비는 악이며 개선의 대상
시 당국은 서비스 시스템 개선과 함께 비용절감을 위한 낭비 요인 제거에 나섰다.
"수익을 내야 하는 민간 기업과 달리 관청은 이익 개념이 상대적으로 희박해요. 돈이 필요하면 세금을 더 거두고 돈이 없으면 사업을 중단하면 그만이라는 식이지요.
그만큼 개선의 여지가 많았습니다."(모리 신 시장)
2001년 4월 도요타 개선 기법을 도입한 시 당국은 먼저 명확한 개선 목표를 세웠다.
개선 목표를 숫자로 정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도요타식 구매 비용 절감 방식을 시 행정목표에 도입했다.
"도요타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3년간 구매비용 30% 줄이기운동을 벌인 것처럼 서비스품질을 10% 높이고 비용은 10% 절감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니시모리 코지 계장)
가카미가하라시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과(課)에 설치되어 있는 서무 담당을 폐지하고 부로 서무 업무를 통합했다.
연금과 시민과에서는 서류로 가득찬 서고를 전산화를 통해 없앴다.
또 양로원의 급식 업무를 민간에 위탁하고, 공립 유치원을 없애는 등 공영 시설의 경비절감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시 예산은 백지 상태에서 새로 짰다.
그렇다고 무조건 쥐어짜지는 않았다.
불필요한 예산은 과감히 삭감하되, 그 재원으로 더 큰 효용을 거둘 수 있는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70세 이상의 노인에게 매년 지급하던 축하금을 특정 연령(77,88,99,1백세)에만 지급하는 방식으로 변경, 절약한 돈을 주택복지예산으로 전용하는 식이다.
"어느 쪽 예산을 아껴서 어디에 써야 할지 결정하기 쉽지 않았지만 당장의 인기에 집착하기 보다는 궁극적으로 시민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쪽에 재원을 집중 투입하고 있습니다."(모리 신 시장)
◆ 관청 개혁의 출발점은 의식개혁
모리 신 시장은 시 전체에서 개선활동을 정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개선 현장을 둘러보게 하고,스스로 시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끊임없는 의식교육을 실시했다.
평소 친분이 있던 기후샤타이 호시노 회장을 초청해 직원들에게 강연을 부탁한 것도 시청 직원들의 의식을 바꾸기 위해서였다.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개선활동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동인을 제공했다.
연공서열을 1백% 폐지하고 개선 활동에 앞장선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승진시켰다.
광보계에서 근무하는 오쿠마 시게히로 계장도 자연사 박물관의 효율적 운영방안을 마련한데 힘입어 선배를 제치고 지난해 주임에서 계장으로 승진했다.
개선 아이디어를 낸 직원에게는 도서상품권을 선물로 주었다.
"우리 시청 직원들은 이제는 변화를 즐길 정도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공무원들도 경쟁력을 갖춰야 고객(시민)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요."(후루타 마레오 시직원)
기후현=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