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펀드 수탁고가 1년여 만에 9조원이 붕괴될 위기에 몰렸다. 주가 상승에 따른 개인투자자의 수익증권 환매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21일 투신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19일 10조원을 기록한 뒤 줄곧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투신권의 주식형 수익증권 수탁고는 17일 현재 9조2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는 지난해 7월22일 8조9천9백63억원을 기록한 뒤 증가세로 돌아서 1년여 동안 9조∼10조원대를 유지해왔다. 주식혼합형 수익증권 수탁고도 이달 들어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 11조5천억원이 넘었던 주식혼합형 잔고는 17일 현재 11조4천억원대로 줄었다. 반면 머니마켓펀드(MMF)는 지난달 말 48조2천80억원에서 49조4천4백70억원으로 늘어 5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한 투신사 주식운용팀장은 "주가가 750선을 넘어 강세장을 이어가자 개인을 중심으로 한 고객의 주식형 펀드 환매 수요가 계속되고 있다"며 "일부 기관도 주가가 750선을 넘은 이후 주식형 펀드를 환매하고 있지만 돈을 찾아가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개인고객들이 1999년 가입했던 주식형 펀드를 환매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투신권은 이달 들어 거래소시장에서 연일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7천1백억원 넘게 주식을 순매도한 상태다. 다른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22일부터는 장기증권저축의 만기가 다가옴에 따라 새로운 주식형 펀드 환매요인이 생기게 된다"며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등으로 증시 추세를 바꿀 만한 수준은 아니겠지만 투신권의 주식형 수익증권 수탁고 감소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