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말 경제위기 원인의 하나로 기업지배구조의 후진성이 지적되면서 이에 대한 연구와 개선 노력이 이어져 왔다. 2001년 말 미국에서 엔론사건이 터지자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물론 사회 일각에서는 좋은 지배구조란 기업이 속한 나라의 법적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환경에 따라 다르며 따라서 단일한 모델은 없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OECD가 좋은 기업지배구조에 담을 수 있는 공통 요소를 발견하고 99년5월 이를 기업지배구조 원칙으로 국제표준화했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OECD는 내용을 보강해 내년중 개정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우리도 99년8월 기업지배구조개선위원회에서 모범규준을 제정했으며 매년 공개법인을 대상으로 평가해 우수기업도 선정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은 경영 투명성과 효율성 증대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나아가 경제를 활성화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면 좋은 기업지배구조를 제도적 관행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개방화 정보화에 따라 이제 한 나라의 기업지배구조는 국내문제에 그치지 않고 국제적으로 수렴화될 수밖에 없게 됐다. 신흥시장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여러 실증적 연구들은 지배구조가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국제투자자들은 투자결정을 할 때 지배구조에 많은 비중을 두고 또 경영감시를 통한 투자자산의 가치제고에 점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또한 지배주주들이 좋은 기업지배구조가 가져다 줄 프리미엄에 대해 확신을 가진다면 경영권 프리미엄 대신에 지배구조의 개선을 선택하는 효과도 있게 된다. 낙후된 기업지배구조가 코리아디스카운트의 한 요인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기업지배구조 개선은 불가피한 과제다. 최근 상업적 목적의 기업지배구조 전문평가 서비스와 기업지배구조펀드가 등장하고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선포하는 기업이 나타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올해말까지 제시할 예정인 정부의 시장개혁 3개년 계획도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