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웰빙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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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대신 생선을 찾고,유기농 식품을 먹으며,화학조미료와 탄산음료를 멀리 하고,요가 등 정신 수련을 겸한 운동을 통해 심신의 안정과 건강을 추구한다.' 이른바 웰빙족(Well being族)의 주된 라이프스타일이다.
웰빙의 사전적 의미는 '복지 안녕 행복'이지만 실제론 '잘 먹고 건강하게 살기'라는 뜻으로 쓰인다.
웰빙이 세계적인 생활코드로 떠오르면서 국내에서도 웰빙족이 늘어난다는 소식이다.
인터넷 웰빙 카페와 관련 전문지가 생겼는가 하면,은행 프라이빗뱅킹 센터에서 보디라인 및 체형·모발 관리,와인 감정,테이블 세팅,오페라 감상,미술품 설명회 등으로 짜여진 웰빙 이벤트를 열 정도다.
관련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유기농식품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 레스토랑이 증가하는 건 물론 요가학원과 피트니스센터의 태보(TaeBoㆍ태권도와 복싱 등을 원용한 에어로빅의 일종) 강좌가 성황을 누리고, 보디 디자인 관련 제품및 업소도 호황을 누린다는 것이다.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위해 깨끗하고 좋은 먹거리와 안락한 생활을 추구하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러나 유기농 야채는 일반채소보다 훨씬 비싸고,아로마테라피 요법을 곁들인 마사지나 경락 마사지 비용도 엄청나다.
스파와 유기농 재료를 사용한 식사,마사지가 포함된 '웰빙 패키지'는 수십만원씩 한다.
물질보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추구한다는 웰빙이 원래 뜻과 달리 사치스런 삶의 상징으로 변질돼 간다고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잘 사는 건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마더 테레사는 맨발로 손님을 맞고 바닥에서 담요 한장만 덮고 잤다고 한다.
매년 8백만명의 세계아동이 5세 전에 굶어죽고,국내에서도 점심값을 못내는 학생이 30만명에 이른다.
"더불어 사는 삶을 발견한 뒤 늘 헛헛하던 삶에서 벗어났다"던 사람이 있거니와 혼자 마사지 받고 유기농식품을 먹고 아로마 향기를 맡으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보다 아무 음식이나 맛있게 먹고 남는 돈으로 주위에 작은 것이라도 나누는 쪽이 심신 건강에 더 이롭지 않을까 한다면 너무 고루한가.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