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식품의 대명사인 김치가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수입되기 시작했다. 지난 여름 태풍으로 배추 작황이 나쁘다고 알려지면서 중국산 김치 완제품이 밀려들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산을 포함한 김치 수입은 작년의 10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월 김치 수입량은 1만2천3백49t(4백94만달러어치)으로 지난해 연간 수입량 1천42t(46만9천달러)의 10배에 달했다. 여기에 작년의 3배로 늘어난 중국산 배추 및 절임배추 수입 물량(1만8천5백46t)을 더하면 김치 수입량은 수출량(2만2천5백99t)을 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치 수입은 90년대 후반까지 연간 1백t을 밑돌다가 2000년 4백73t,2001년 3백93t에 이어 지난해 1천42t으로 급증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중국산을 중심으로 김치 수입이 본격화하고 있어 관련 업계와 농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산 김치 수입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은 국산에 비해 월등히 싸기 때문이다. 중국산 김치 가격은 ㎏당 8백원 내외로 국산의 절반 수준이다. 농협유통 김치사업부 관계자는 "요식업소를 비롯한 대량 수요처 납품 김치의 상당량은 중국산"이라며 "국산과 가격차를 좁히지 않는 한 중국산 김치 유입은 계속 늘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김장철이 시작되는 다음달부터는 김치 수입량이 급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에도 김치 수입은 9월 이후에 집중됐다. 지난해 전체 김치 수입량 1천42t 중 9월 이후에 수입된 김치는 9백97t으로 전체 수입량의 95%에 달했다. 특히 올해는 태풍으로 인해 김치 원재료 값이 크게 올라 국내산 포장김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실정이어서 중국산 수입이 폭증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치업계 관계자는 "정당한 수입은 어쩔 수 없지만 수입 김치의 불법 유통은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김치나 배추를 수입해 원산지를 허위로 표기하거나 아예 표시하지 않고 유통시키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