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및 테이크아웃 일식점인 '홈벤토' 대치점의 김대희 사장(28). 그는 올초만 해도 유흥업소 직원이었다. 월급은 그럭저럭 됐다. 그러나 밤낮이 거꾸로 돼 힘든 데다 좀더 가치있는 자기 사업을 찾아야 할 나이가 됐다 싶었다. 김씨는 "그래도 3개월간의 창업준비는 낮시간을 이용할 수 있어 도움이 됐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창업박람회를 좇아다니고 여러 기사를 스크랩하며 열성을 냈다. 그때 김씨의 눈을 강렬하게 잡아끄는 아이템이 하나 있었다. '홈벤토'였다. "일식을 배달한다, 도시락 우동 덮밥 초밥 등 다양한 메뉴를 제공한다는 비즈니스 모델이 바로 와닿더라구요. 그리 흔한 아이템도 아니었습니다. 맛, 품질도 만족했지만 뭐니뭐니해도 저렴한 가격대가 매력적이었어요." 홈벤토의 대표 주자인 '도시락 정식' 가격은 7천원. 정통 일식집의 도시락보다 덜 화려하지만 초밥에 가스류, 튀김 등이 구미를 당기는 메뉴다. 기소야 같은 대중적인 일식집에서 1만원이 넘는 도시락을 30%는 싸게 공급하는 것이다. 모듬초밥도 다른 일식집에선 1만2천원정도 하는 것을 홈벤토에선 6천원대에 배달해준다. 김씨는 지난 2월에 서울 대치동 쌍용아파트 상가에 점포를 냈다. 자신의 집은 신림동. 이 정도 컨셉트는 강남에는 들어가야 된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쌍용은 물론 인근 은마, 미도아파트 주민들이 많이 시켜먹을 줄 알았다. 그러나 웬걸, 삼성역 주변의 사무실을 좀 개척했더니 이쪽에서 연일 주문이 밀려드는 것이었다. 김씨는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예상외로 사무실 수요가 많아 지금은 전체 매출의 70%를 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결과적으로 사무실과 주거지역이 적절히 섞여있는 배달점으로서는 최적의 입지에 들어선 것이었다. 매출은 지난 5월부터 본궤도에 올랐다. 하루 70만∼80만원 매출을 올려 3명의 인건비 등을 주고 나면 월 순이익이 6백만원은 남는다. 김씨는 직접 홍보는 물론 배달도 다녀 입주변이 항상 부르터 있다. 그래서 요즘은 매주 일요일 쉰다. "일요일을 확실히 쉬면서 이 정도 수입을 올리면 괜찮은 것 아니에요"라며 씨익 웃는다. 김씨는 점포를 얻는데 3천5백만원, 주방기기 인테리어 가맹비 등 창업비는 3천8백만원, 모두 7천3백만원을 투자했다. 물론 인건비를 줄이려고 직접 배달에 나서는 어려움은 있다. 김씨는 "창업 6개월만에 몸무게가 15㎏이 줄었을 정도"라고 귀엣말을 했다. 그리고는 "아무래도 밖으로 뛰기 유리한 남자가 창업하기에 좋은 아이템 같다"고 조언했다. (02)555-0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