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는 16일 이라크 재건과 안정화 노력에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 채택과 관련, 즉각 환영 입장을밝혔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의 핵심 인사로 이라크국민회의를 이끌고 있는 아흐마드찰라비는 "유엔결의는 이라크의 주권이 이라크 국민에게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며환영했다. 그는 안보리에서 새 이라크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된데 대해 "이라크 국민대다수의 지지를 얻게될 긍정적 진전"이라고 평가하고 "자주적이고 민주적이며 경제적으로 도약하는 이라크에 반대하는 고립된 저항세력을 위축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도통치위의 무아파크 알-루바이 위원도 새 결의가 "다국적군 도움으로 이라크치안상황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그는 유엔안보리 결의 통과로 유엔의 역할이 제고되는 반면 미국의 역할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도당국은 안보리 결의에 미군 주도 점령군의 철군 일정이 명시되지 않는 것과관련, 치안유지에 아직 외국군대가 필요한 만큼 철군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입장을 보였다. 알-자지라,알-아라비야 등 아랍 주요 방송들도 안보리의 결의 채택 과정을 관심있게 보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유엔안보리가 이라크의 장래를 결정할 결의안을 만장일치로통과시킨 것은 이라크 점령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려는 미국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 방송은 이라크 결의안에 끝까지 반대해온 시리아가 결국 찬성표를 던진 사실에 주목했다. 아랍권 유일의 안보리 이사국인 시리아는 안보리 표결에 앞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또다시 강도높게 비난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전세계는 이라크 `해방' 전쟁이 이라크국민을 국가와 제도, 주권, 존엄성, 식량과 물, 전력으로부터 해방시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꼬집었다. 관영 SANA 통신에 보도된 아사드 대통령의 성명은 이라크 전쟁을 원했던 자들이전쟁을 통해 이룩한 것은 이라크의 파괴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집트 TV 방송들도 이라크 결의 채택 사실을 보도했으나 정부의 즉각적인 논평은 나오지 않았다. 이집트를 비롯한 아랍 이슬람 국가 정상들이 대부분 말레이시아에서 개막한 이슬람회의기구(OIC)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미국이 희망하는 국제사회의 이라크 파병과관련, 유엔결의가 채택되더라도 파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OIC 정상회의에 참석중인 회원국 지도자들은 이라크 점령을 조속히 종식하도록촉구하는 자체 결의를 채택할 계획이었으나 미국이 임명한 이라크과도통치위의 반대로 철회했다. 알 자지라 방송은 이라크과도통치위의 입장 선회는 미국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강경 반대했던 아랍 및 이슬람 국가들은 이라크의 치안확보와 안정화, 주권 회복 등을 지지하면서도 미군이 조속히 이라크에서 떠나야 한다는데 입장이 일치돼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