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페닐프로파놀아민(PPA)이 함유돼 있는 일부 감기약이 일반의약품으로 시중에 그대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경수 서울예지병원 원장은 15일 'PPA 함유 감기약,위험한가'라는 주제로 열린 대한의사협회 주관 심포지엄에서 "지난 98년 뇌출혈로 병원을 찾은 30대 여성이 1정당 75mg의 PPA가 들어있는 살 빼는 약을 복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이 여성의 약물 복용 시점과 증상이 나타난 시점이 비슷했고 약물 복용을 중단한 뒤 증상이 호전된 점 등을 고려할 때 PPA에 의한 뇌출혈로 판단돼 2001년 대한신경과학회지에 보고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PPA는 살 빼는 약뿐 아니라 일반 감기약 등에도 들어있으며 여성에게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00년 PPA 함유 의약품 판매를 전면 금지시켰다. 강 원장은 "국내 시판 중인 감기약 1백10여개 제품에 PPA 성분이 들어있다"며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PPA 성분이 들어있는 약의 판매를 전면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