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외국계 매수세력 돌아왔다 .. 메릴린치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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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텔레콤 KT 등 한국 대표주들이 14일 증시에서 똑같은 상황을 연출했다.
특정 외국계 증권사가 이들 종목의 최대 매수창구로 부상한 것이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7개의 매수창구 1위는 메릴린치증권이었다.
한전과 POSCO는 2위를 기록했다.
메릴린치증권을 통해 나온 매수세가 이들 블루칩을 대거 사들인 셈이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10일에도 발생했다.
UBS증권이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전력 POSCO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6개 종목의 매수 1위 창구를 기록했다.
국민은행 KT 신한지주 등에 대해서도 매수 3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뮤추얼펀드 외에 신규 외국계 매수세력이 국내 증시에 들어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규모 바스켓(주식묶음)매매를 통해 급하게 한국 주식을 편입하고 있다는 것.특정 증권사 창구로 매수주문이 집중되는 것은 프로그램 비차익매매를 이용해 바스켓매매나 인덱스매매 형태로 주식을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선물과 현물가격 사이의 가격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내는 것이라면 비차익거래는 수수료 절감 트래킹에러(추적오차) 회피 등을 위해 주식을 '묶음'으로 한꺼번에 대량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
매수 예정금액이 대규모일 경우 국내 기관이나 외국계 투자자들은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를 통해 매매하는 경우가 많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최근처럼 특정 외국계 증권사가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한꺼번에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창구가 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는 지난 9월 말 펀드 분기결산을 끝낸 뒤 이달 들어 아시아증시에 대한 주식편입을 늘리고 있는 신규 외국계 펀드가 국내에 진입하고 있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오 연구위원은 "종전부터 한국 주식을 사왔던 인터내셔널펀드 등 한국 관련 뮤추얼펀드로의 자금 유입만으로는 이달 들어서만 1조9천억원에 달하는 외국인 순매수세를 설명할 수 없다"며 "미국계 대형 연기금펀드나 헤지펀드가 최근 국내 증시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